[2023 버크셔 주총 Q&A] 오전 세션 풀 텍스트
도입: 1사분기 실적
워런 버핏 안녕하세요.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마하도 나도 찰리도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여러분이 오셔서 기쁩니다.
올해는 서론을 매우 짧게 하고 질문을 60개 이상 받으려고 합니다(작년에는 23개 받음). 절반은 이 자리에 참석한 주주에게 받고, 절반은 이 자리에 없는 주주에게 받을 것입니다. 이제 바로 우리 이사들을 소개하고, 오늘 아침 웹사이트에 올린 실적을 매우 간략하게 설명한 다음 질문을 받겠습니다.
오늘 아침 일어나보니 영국 어디에선가 우리의 경쟁 방송을 내보내고 있더군요. 찰스 3세의 대관식이었습니다. (웃음소리) 오늘 여기에도 우리 찰스 왕(찰리 멍거)이 있습니다. (박수와 웃음소리) 그리고 찰리의 옆에는 보험을 제외한 모든 사업을 책임지는 그레그 에이블이 있습니다. (박수) 그레그의 옆에는 1986년 내가 만난 이후 버크셔를 항상 멋진 모습으로 만들어준 인물이 있습니다. 보험사업을 책임지는 아지트 자인입니다. (박수와 환호)
지금 이 앞에 우리 이사들이 모두 와 있습니다. 한 사람씩 소개하면 잠시 일어서 주시기 바랍니다. 알파벳 순서로 소개하겠습니다. 하워드 버핏, 수지 버핏, 스티브 버크, 켄 셔놀트, 크리스 데이비스, 수 데커, 샬럿 가이먼, 톰 머피 2세, 론 올슨, 월리 위츠, 메릴 위트머입니다. 정말 반갑습니다.
오늘 아침 보도된 실적을 논하기 전에 소개하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여기 누가 오셨는지 보시죠. 믿기 어렵군요. 이런 이름을 상상할 수 있나요? 멜리사 샤피로 샤피로입니다. (웃음소리) 원래 이름이 멜리사 샤피로였는데 샤피로와 결혼했답니다. 그녀는 나와 찰리의 도움 없이 다른 직원들과 함께 이 행사를 모두 준비했습니다. (박수와 환호) 그녀의 중간 이름만 기억하면 성도 쉽게 기억할 수 있습니다. 멜리사 샤피로 샤피로입니다.
이제 실적 등 슬라이드 몇 장의 주요 내용을 설명하고 나서 질의응답 시간을 갖겠습니다. 슬라이드는 바로 내 뒤에 있습니다. 우리 1사분기 영업이익은 80억 달러가 조금 넘었습니다. 우리가 정의하는 영업이익은 버크셔의 일반회계원칙(GAAP) 이익에서 실현·미실현 자본손익을 제외한 금액입니다.
사소한 예외 사항이 몇 건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우리는 장기간 자본이득을 얻을 전망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가 왜 주식을 보유하겠습니까. 주식이 항상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보면 장기적으로는 성과가 매우 좋습니다. 그러나 하루, 분기, 1년, 때로는 5년 단위로도 주가는 변덕스럽게 오르내립니다.
이제 우리는 많은 기업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보유한 주식을 기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인수하고 합병한 기업도 많은데 이런 기업들은 주가가 변덕스럽게 오르내리지 않습니다. 만일 BNSF 주식 일부나 버크셔 해서웨이 에너지(BHE) 주식 일부를 상장했다면 그 주가는 심하게 오르내릴 것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사업입니다.
보시다시피 우리 1사분기 영업이익은 약 80억 달러입니다. 전반적인 경기 흐름을 볼 때, 아마 우리 기업 대부분의 올해 이익은 작년보다 감소할 것입니다. 그동안 우리는 구매력 없는 사람들에게 거액을 퍼부은 덕분에 내 경험상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놀라운 호황을 누렸지만, 지난 6개월 동안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기업들이 이 호황에서 벗어나고 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시절에는 더 극단적이었지만 이번에도 극단적이었습니다. 주문은 많은데 재고가 부족했습니다. 사람들은 할인판매를 기다리지 않고 당장 구매했습니다. 주문한 상품이 동나도 사람들은 주문을 추가했습니다. 이례적인 호황이었습니다. 이런 호황기가 끝났습니다. 아시다시피 고용이 급감한 것도 절대 아닙니다. 그러나 분위기는 6개월 전과 전혀 다릅니다. 우리 경영자들도 다수가 놀랐습니다. 엄청나게 밀렸던 주문이 갑자기 사라졌고 사람들의 구매 심리는 완연히 달라졌습니다.
이제는 할인판매가 필요 없던 곳에서도 할인판매를 시작했습니다. 그래도 전반적으로 올해 실적은 작년에 못 미치리라 예상합니다. 그러나 내가 예상한다고 말할 때는 정말이지 확실한 것이 아닙니다. 시장 전망이든 사업 전망이든 내일도 내년도 절대 확실하지 않습니다. 시장에 뭔가 흥미로운 일이 있지 않다면, 우리는 시장이나 전망에 그다지 관심이 없습니다.
그렇더라도 첫 번째 슬라이드에서 보듯이 우리에게는 두 가지 고려 사항이 있습니다. 올해 우리 투자 이익은 작년보다 훨씬 증가할 것입니다. 포트폴리오 구성이 그렇습니다. 우리는 초단기 투자 자산이 약 1,250억 달러입니다. 믿기 어렵겠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가 받던 이자가 0.04%여서, 1,250억 달러에서 1년 동안 나온 이자가 겨우 5,000만 달러였습니다.
그런데 그저께 정부 부채 한도에 대한 불안감 탓에 시장이 이상하게 왜곡되었을 때, 우리는 단기 국채 30억 달러를 수익률 5.92%에 매수했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1,250억 달러의 1년 이자가 5,000만 달러였지만, 이제는 약 50억 달러에 이릅니다. 따라서 우리 투자 이익은 확실히 대폭 증가할 것입니다.
그리고 보험영업 실적도 경기와는 상관관계가 없고 허리케인, 지진 등 사건에 좌우됩니다. 그러므로 확률 기준으로 전망하면 올해 우리 보험영업 실적도 작년보다 개선되기 쉽습니다. 보험영업은 이른바 경기순환이나 소매업 등 업계 경기의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물론 대형 지진이나 허리케인이 주요 지역을 강타하면 내 전망이 빗나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확률 기준으로 보면 우리 보험 실적은 올해 개선될 것입니다. 이렇게 우리 이익의 주요 원천 중 둘은 전망이 밝지만, 나는 올해 우리 영업이익이 작년보다 증가할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습니다.
이제 두 번째 슬라이드로 넘어가서 코로나 발생 이전과 이후에 우리 영업이익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살펴봅시다. 아시다시피 우리는 이익을 모두 유보하고 있습니다. 우리 유보이익이 1년에 300억 달러나 350억 달러라면, 세월이 흐르면서 영업이익은 계속 증가해야 마땅합니다. 즉 유보이익을 이용할 수 있으므로 5년, 10년, 15년 후에는 영업이익이 지금보다 훨씬 많아져야 한다는 뜻입니다.
우리가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는 영업이익이 보잘것없었으나 지금 이 정도로 증가한 것은 우리가 이익을 계속 유보한 덕분입니다. 그러므로 영업이익이 증가하더라도 대단한 업적이 아닙니다. 우리는 영업이익이 적정 속도로 증가하길 바랍니다. 과거에는 가끔 영업이익이 과도하게 증가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당시에는 운용자산 규모가 훨씬 작았기 때문입니다. 지금처럼 자산 규모가 크면 그런 증가 속도는 반복될 수 없습니다.
다음 슬라이드로 넘어갑시다. 2023년 3월 말 현재 우리 GAAP 순자산은 5,040억 달러입니다. 놀랍게도 이 순자산은 미국의 어떤 기업보다도 큰 규모입니다. 이는 우리 시가총액이 미국에서 가장 크기 때문이 아닙니다. 다른 기업들도 GAAP 순자산을 5,040억 달러로 키울 수 있었지만, 이들은 보유 자금을 자사주 매입에 사용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우리 GAAP 순자산이 미국 기업 중 최대입니다. 물론 이렇게 순자산 규모가 크면 자기자본이익률을 높이기 어렵습니다. 그래도 우리는 적정 수준으로 높이고자 합니다.
순자산(주주 지분) 바로 아래 숫자가 이른바 플로트(float)입니다. 플로트는 우리 손에 들어온 고객의 돈이지만 은행 예금과는 중요한 차이가 있습니다. 은행은 고객의 예금을 받으면 이자를 지급해야 합니다. 요즘은 예금에 더 높은 금리를 지급해야 할뿐더러, 은행을 경영하려면 많은 업무를 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지금은 이런 돈(예금)이 미실현 손실에 해당합니다. 그러나 보험사는 보험료를 선금으로 받습니다. 그래서 우리 재무상태표에는 보험료가 부채로 표시되고, 우리는 순자산이 막대한 덕분에 이 돈을 세계 어느 보험사보다도 재량껏 사용할 수 있습니다.
현재 우리 플로트는 1,650억 달러에 이릅니다. 1986년에는 소액에 불과했으나 이제는 이렇게 믿기 어려울 정도로 거액이 되었습니다. 게다가 거의 모든 해에 비용이 전혀 안 드는 자금이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종업원이 없고 이자도 지급하지 않으며 자금이 급히 인출될 일도 없는 은행을 보유한 셈입니다. 플로트는 부채로 표시되지만 매우 값진 자산입니다. 아지트 자인이 이 보물 증대 업무를 맡아 전 세계 경쟁 보험사들을 누르고 이런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지금은 유능한 경영자들이 우리 보험사들을 맡아 이바지하고 있습니다.
사업 초기에 나는 가이코로 경영을 시작했습니다. 재무상태표에 부채로 표시된 이 플로트 자금으로 자산을 확보했습니다. 원리는 매우 단순합니다. 그리고 주주 지분(자기자본)과 장기 부채 등으로도 자산을 확보했습니다. 그러나 주주 지분이 사실은 매우 비싼 자금입니다. 장기 부채도 한동안은 쌌지만 이제는 비싸질 수 있으며, 마침내 만기가 돌아오면 사용하지 못하게 될 수 있습니다. 반면 플로트는 부채이면서도 지금까지 비용이 전혀 들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플로트는 갑자기 사라질 수가 없습니다. 주주 지분처럼 자산을 확보하게 해주는 자금인데도 말이죠. 남들은 이런 방식으로 생각하지 않았지만, 우리는 항상 이런 방식으로 생각하면서 플로트를 오랜 기간 쌓아왔습니다. 그 결과가 3월 말 우리가 보유한 현금 및 단기 국채입니다.
4월에는 아마 현금 및 단기 국채가 약 60~70억 달러 증가할 것입니다. 이는 4월에 우리가 매수한 주식은 약 4억 달러에 불과하고, 매도한 주식은 약 40억 달러이며, 아마 영업이익이 약 25억 달러 나올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버크셔의 주요 현금흐름입니다.
이제 마지막 슬라이드입니다. 이 자료는 A주로 환산한 유통 주식 수입니다. 보시다시피 유통 주식 수가 매년 감소했습니다. 버크셔가 보유하는 기업의 수가 증가하고 이들이 벌어들이는 돈이 증가하면, 돈을 더 투자하지 않아도 버크셔에 대한 주주들의 몫은 매년 증가합니다. 이제 여러분은 배당으로 받을 수 있었던 돈을 투자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현재 위치에 도달한 것은 이익을 유보했기 때문입니다.
1967년에는 주당 0.10달러를 배당으로 지급했습니다. 이는 끔찍한 실수였습니다. (웃음소리) 사람들에게는 내가 화장실 가느라고 자리를 비운 사이에 이사들이 배당을 의결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 말은 사실이 아닙니다. 고백하건대 나도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웃음소리) 하지만 이후 우리는 유보이익을 재투자하여 5,000억 달러가 넘는 주주 지분을 만들어냈고 300억 달러가 넘는 영업이익을 냈습니다. 이는 매우 타당한 정책이므로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 이 정책을 따를 것입니다.
이것으로 서론을 마치겠습니다. 10-Q(분기 보고서)는 웹사이트에 있습니다. 1~2주 휴가를 얻으면 10-Q를 읽으면서 휴가를 보내시기 바랍니다. 이 자료가 버크셔의 정수이니까요.
실리콘밸리은행의 예금을 전액 보장해주지 않았다면 국가 경제에 어떤 영향이 있었으리라 생각하나요?
버핏 간단히 말해서 대참사가 발생했을 것입니다. (웃음소리) 그래서 예금을 보장해준 겁니다.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보장 한도가 규정상으로는 25만 달러이지만, 비상시국에 정부가 대응하는 방식은 아닙니다. 정부가 부채 한도 때문에 세계를 혼란에 빠뜨릴 수 없는 것처럼 말이지요.
행정부, 의회, 연준, 연방예금보험공사의 그 누구도 다음과 같이 말하는 모습을 나는 상상조차 할 수 없습니다. “내일 내가 TV에 출연해서 미국 대중에게 예금을 25만 달러까지만 보장하는 이유를 설명해야겠어. 사람들이 전국 모든 은행으로 달려가서 세계 금융 시스템이 붕괴하더라도 말이야.” (웃음소리) 그래서 나는 예금 전액 보장이 불가피했다고 생각합니다. 찰리, 보탤 말 있나?
찰리 멍거 보탤 말 없네.
버핏 안내 말씀입니다. 아지트와 그레그는 정오까지 이어지는 오전 세션에만 참석합니다. 그러므로 아지트와 그레그에게 질문하려는 분은 오전 세션에 해주시기 바랍니다. 찰리와 나는 점심 후 이 자리로 돌아옵니다.
우리는 제정신입니다
당신은 감정 때문에 투자 판단을 그르친 적이 있나요? 그런 실수를 어떤 방법으로 방지하나요?
버핏 우리는 투자 판단을 그르친 적이 많습니다. 내가 찰리보다 더 많이 했습니다. 내가 더 많이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싶지만, 타율도 십중팔구 내가 더 나쁠 것입니다. (웃음소리) 그러나 버크셔의 역사를 통틀어 우리가 감정적으로 판단한 사례는 내 기억에 없습니다.
오늘 홍보 영화에 등장한 제이미 리 커티스(Jamie Lee Curtis) 이야기는 우스갯거리일 뿐입니다. 그녀가 유능하긴 해도 찰리와 나를 감정적 판단으로 몰아갈 정도는 아닙니다. (웃음소리) 찰리, 보탤 말 있지 않나?
멍거 대부분 기업에서 보여주는 영화와는 다르지요. (웃음소리)
버핏 우리가 감정적으로 판단한 적이 있던가?
멍거 없지. (웃음소리)
버핏 사업에는 감정을 개입하면 안 됩니다. 절대 안 됩니다. 인생을 감정 없이 살아서는 안 되지만, 투자나 사업을 판단할 때는 반드시 감정을 배제해야 합니다. 아마 과거에 자회사의 초임 경영자에 대해서는 우리가 감정적으로 판단하고서도 그 사실을 무시한다는 주장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자회사들은 경영이 매우 훌륭해서 때로는 우리가 직접 경영하는 것보다 낫습니다.
훌륭한 경영자 루이스 빈센티가 맡은 웨스코 파이낸셜이 그런 예입니다. 웨스코는 한동안 자동 조종 방식으로 운영되었지만 아무 문제 없었습니다. 루이스가 우리만큼 노력했다면 우리가 웨스코를 더 일찍 발굴했으리라는 주장도 나올 수 있습니다. 그래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으리라 생각합니다. 내 말에 동의하나, 찰리?
멍거 동의하네. 우리가 웨스코를 그렇게 대해서 기쁩니다. 우리가 수천만 달러에 인수한 웨스코가 20~30억 달러짜리 회사가 되었습니다.
버핏 여러분도 아시겠지만 저축대부조합업계에서는 흔한 사례가 아니었습니다. (웃음소리) 저축대부업계는 정말 제정신이 아니었지만 우리에게는 훌륭한 경영자 루이스가 있었습니다.
멍거 우리는 제정신이었습니다.
버핏 네. 우리는 제정신이었지요.
경쟁자들의 도전에 대응할 전략
작년에 나는 가이코는 텔레매틱스(telematics: 무선통신과 GPS를 결합해 자동차에서 제공하는 위치 정보, 안전 운전, 오락, 금융 등 다양한 서비스) 분야에서, BNSF는 PSR(Precision Scheduled Railroading: 정밀 일정 철도 운영) 분야에서 경쟁사에 밀리는 듯하다고 질문했습니다. 이에 대해 아지트는 1~2년 후에는 가이코의 경쟁력이 개선되리라 기대한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러나 그레그는 BNSF에 대한 자부심만 언급하고 PSR 분야의 대응책은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경쟁자들의 도전에 대한 우리 회사의 대응 전략을 설명해주겠습니까?
아지트 자인 가이코는 텔레매틱스 분야에서 경쟁사와 격차를 축소하려고 빠르게 움직이면서 단호하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모든 신규 사업에서 가격 설정에 텔레매틱스 데이터를 반영하는 비율이 90%에 육박합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혜택을 받는 보험 계약자는 절반도 안 됩니다. 그리고 우리가 텔레매틱스 분야에서 격차를 축소하기는 했지만, 아직 그 혜택을 실감하는 단계는 아닙니다.
현실적인 문제는 기술 병목현상입니다. 가이코의 기술은 개선할 사항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습니다. 데이터가 연동되지 않는 구형 컴퓨터 시스템이 600개가 넘습니다. 우리는 이렇게 연동되지 않는 시스템을 15~16개로 줄이려고 노력 중입니다. 하지만 이런 노력조차 엄청난 과제인 탓에, 우리는 텔레매틱스 분야를 개선하더라도 여전히 갈 길이 멉니다. 더 폭넓게 표현하자면 위험 매칭률(matching rate to risk)을 개선하려고 가이코는 모든 측면에서 여전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1사분기 실적을 보셨는지 모르겠지만 가이코는 실적이 매우 좋았습니다. 합산비율(100 미만이면 보험영업이익)이 93대여서 이익률이 6%대입니다. 매우 좋은 실적이지만 전적으로 믿을 수는 없습니다. 두 가지 이례적인 항목이 영향을 미쳤기 때문입니다. 첫째, 이른바 전년도 적립금 환입입니다. 전년도 적립금을 축소한 덕분에 합산비율이 상승했습니다. 둘째, 자동차보험사는 계절적 요인에 의해서 어느 해나 1사분기 실적이 잘 나오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원래 목표는 96이었지만 이 두 가지 항목을 고려하면 연말 가이코의 합산비율은 100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나는 목표 합산비율 96은 내년 말에 달성하길 희망합니다. 그러나 96에 도달하더라도 우리는 그 대가로 기존 계약자들을 잃는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수익성과 성장성은 상충 관계이며 현재 우리는 성장성보다 수익성을 중시합니다. 수익성을 높이는 대가는 계약자를 잃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지금부터 2년이 지나야 우리가 다시 정상 궤도에 들어서서 수익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추구하게 될 것입니다.
그레그 에이블 무엇보다도 나는 BNSF 경영진에 긍지를 느낍니다. 케이티 파머가 이끄는 우수한 BNSF 경영진은 매일 훌륭하게 과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해야 할 일이 많다는 사실부터 인정합니다. PSR을 실행하는 회사는 미국의 클래스 A 철도회사 하나와 캐나다 회사 둘입니다. 우리는 경쟁자들의 영업 실적을 긴밀하게 주시하면서 우리 실적도 돌아보고 있습니다.
우리 경영진은 효율성을 높이려고 매일 노력합니다. 그러나 효율성과 고객의 요구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합니다. 2019~2021년의 3년을 돌아보면 BNSF 경영진은 효율성을 크게 높여 창출한 가치를 주주와 고객들에게 환원했습니다. 동시에 종업원들을 위해서 철도의 안전성을 매우 높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우리는 탁월하게 발전하고 있으며, 이 발전은 작년에도 계속 이어졌습니다.
실제로 경영진은 2022년을 이른바 ‘철도 재설정’ 기간으로 지정했습니다. 우리가 코로나에서 벗어나자 공급망에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노동 관련 문제도 있었고 항구에서도 여러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경영진은 2022년 영업 실적을 달성하려는 단기적 관점이 아니라 장기적 관점으로 철도 정상화 작업에 우선순위를 결정했습니다. 우리는 경쟁자 대비 영업 실적을 잘 알면서도, 장기적으로 가치를 창출하면서 고객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안전성을 높이는 ‘철도 재설정’에 노력을 집중했습니다.
우리 발전은 계속 이어질 것입니다. 발전이 더디거나 심지어 뒷걸음치는 해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이 경영진이 이례적인 성과를 달성할 것입니다. 우리 경영진이 더할 수 없이 자랑스럽습니다. 감사합니다. (박수갈채)
버핏 두 사람에게 박수를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나도 설명을 보태고 싶습니다. (박수갈채)
가이코에 적합한 인물로 토드 콤즈를 선택한 사람은 아지트였습니다. 나도 토드를 가이코로 다시 보내 보험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위험 매칭률 문제를 해결하게 했습니다. 그런데 토드가 가이코로 돌아간 시점이 절묘해서, 코로나가 발생하여 모든 상황이 바뀌기 직전이었습니다. 그는 가이코에서 아지트와 긴밀하게 협력하면서 훌륭하게 직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토드가 오마하에 있는 집으로 돌아오면 나는 가끔 주말에 만나기도 합니다. 그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다양한 방식으로 가이코에 매우 큰 변화를 일으켰습니다.
한마디 더 보태겠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많은 보험사가 설립되었지만, 이들 중 인수하고 싶은 보험사는 하나도 없습니다. 이들은 모두 “우리는 보험사가 아니라 기술회사다”라는 관점으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물론 이들은 기술회사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기술회사이더라도 보험사업을 하려면 위험 매칭률을 적절하게 유지해야 합니다. 이들은 모두 막대한 손실을 보고 자본을 전액 잠식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도 들어보지 못한 보험사가 하나 있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설립된 보험사 중 압도적인 성공을 거둔 회사는 내가 알기로 단 하나뿐입니다. 아지트가 네 사람과 함께 설립한 보험사 버크셔 해서웨이 스페셜티(Berkshire Hathaway Specialty)입니다. 플로트가 얼마인가, 아지트?
아지트 120억 달러에 가깝습니다.
버핏 그러면 같은 기간에 설립된 모든 보험사가 창출한 플로트 합계액보다도 많겠군요. 그동안 보험영업손실이 없었으므로 이 플로트는 본질적으로 공짜 자금입니다. 4명으로 시작된 이 회사는 이제 세계 전역에서 약 1,500명을 고용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보험업계를 샅샅이 뒤져서 유일무이한 재능을 지닌 인재 4명을 영입했습니다. 우리는 오로지 버크셔만 공급할 수 있는 역량을 투입했습니다. 이는 두뇌, 재능, 에너지, 자금의 결합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이 영역에 성공적으로 진입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이 영역에는 진입을 환영하지 않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한 푼도 안 들이고 진입에 성공했습니다. 어떤 상장회사도 필적할 수 없는 성과입니다. 우리가 진입에 성공하는 모습을 본 사람은 많지만 똑같이 따라 할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바로 이것이 아지트가 만들어낸 작품입니다. 버크셔 해서웨이 스페셜티를 이끈 사람은 피터 이스트우드이고요. 놀라운 업적입니다. 박수를 부탁합니다. (박수갈채)
계속 발전하는 AI와 로보틱스가 주식시장과 사회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과 부정적 영향은 무엇인가요?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업종과 기업은 무엇이라고 보나요?
멍거 중국의 BYD 공장에 가보면 놀라운 속도로 가동되는 로봇을 보게 됩니다. 향후 훨씬 더 많은 로봇이 세상에 도입될 것입니다. 그러나 인공지능에 관한 일부 과대선전에 대해서는 회의적입니다. 나는 구식 지능(인간지능)도 꽤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웃음소리와 박수갈채)
버핏 단언하건대 아지트는 AI로 절대 대체할 수 없습니다. 물론 AI는 놀라운 일을 해낼 수 있습니다. 빌 게이츠가 최신판은 아닐지라도 내가 다룰 만한 AI를 세상에 내놓았습니다. (웃음소리) 나를 이끄는 속도가 너무 빠르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니까요. AI는 놀라운 일을 해냈습니다. 농담은 하지 못하지만, 빌이 미리 말해주었으므로 예상했던 일입니다. AI는 태초부터 나온 법률 의견을 모두 확인하는 등 온갖 일을 해낼 수 있습니다.
그러나 AI가 이렇게 온갖 일을 해낼 수 있다면, 우리가 AI의 발명을 취소할 수 없을 것 같아서 걱정됩니다. 아시다시피 우리는 제2차 세계대전에서 매우 타당한 이유로 원자폭탄을 발명했습니다. 이 발명은 엄청나게 중요한 사건이었습니다. 그러면 원자폭탄의 발명이 향후 200년 동안에도 세계에 유익할까요? 이제 우리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원자폭탄이 발명되자 아인슈타인이 말했습니다. “원자폭탄은 인간의 사고방식만 제외하고 세상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 마찬가지로 AI도 인간의 사고방식과 행동 방식을 제외하고 세상 모든 것을 바꿔놓을 수 있습니다. AI는 커다란 도약입니다. 훌륭한 질문이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대답은 이 정도입니다.
부동산은 어렵습니다
상업용 부동산을 어떻게 전망하나요? 손실은 얼마나 심각할 것이며, 특히 어느 섹터나 지역의 전망이 어두운가요?
멍거 버크셔는 상업용 부동산에 적극적으로 투자한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상업용 부동산은 버크셔 같은 기업보다 과세 대상 투자자에게 더 유리합니다. 그러므로 상업용 부동산은 버크셔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미국과 세계의 도심 지역들이 공동화하면 매우 심각하고 불쾌한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국가는 시련을 극복하겠지만 건물 소유주는 많이 바뀔 것입니다.
버핏 그래서 건물은 남지만,
멍거 소유주들은 떠납니다.
버핏 사람들 대부분은 부동산을 취득할 때 비소구 담보대출(채무자의 상환의무가 담보물로 한정되는 대출)을 원합니다. 찰리와 나는 부동산 전문가에게 질문한 적이 있습니다. “이런 건물의 가치는 어떻게 결정되나요?” 그는 대답했습니다. “차주가 서명 없이 빌릴 수 있는 금액에 좌우됩니다.” 부동산시장을 전반적으로 살펴보면, 사람들의 이러한 태도 때문에 지금과 같은 현상이 나타난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대출기관이 건물의 소유주가 되는 것이지요.
물론 대출기관은 대개 부동산을 원치 않으므로 차주에게 대출 기간을 연장해주는 경향이 있습니다. 대규모 상업용 부동산이 개발될 때는 온갖 활동이 함께 벌어집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필연적인 결과가 따릅니다. 2.5%에 자금을 빌렸던 사람들이 현재 금리를 감당하지 못하자 대출기관에 건물을 돌려주기 시작했습니다. 찰리가 부동산에 대한 경험이 풍부합니다. 부동산으로 사업을 시작했거든요.
멍거 부동산은 어렵습니다. 우리가 더 잘하는 일이 좋습니다. (웃음소리)
버핏 몇 달 전 찰리의 집에서 두어 시간 이야기하고서 나오던 날이었습니다. 당시 집에는 그의 딸 하나만 있었습니다. 내가 말했습니다. “찰리, 나는 우리가 해온 일을 계속할 생각이라네.” 그러자 찰리는 고개도 들지 않고 곧바로 대답했습니다. “자네가 할 줄 아는 것은 그것뿐이잖아, 워런.” (웃음소리) 찰리의 말이 옳습니다.
AI 시대의 가치투자 성공법
AI 등 생산성을 크게 높여주는 와해 기술들이 등장하는 이 시대에 가치투자의 미래를 어떻게 전망하나요? 이렇게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서 성공하려면 가치투자자들은 어떻게 적응해야 하나요?
멍거 반가운 질문이군요. 기회는 감소했는데 경쟁자는 매우 많으므로 가치투자자들이 고전하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가치투자자들은 수익 감소에 익숙해지는 편이 좋습니다.
버핏 찰리는 처음 만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내게 똑같이 말하고 있답니다.
멍거 실제로 우리 수익은 감소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젊은 시절에 수익 감소에 익숙해졌습니다.
버핏 그렇습니다. 우리가 5,080억 달러를 운용하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멍거 네. 전혀 생각하지 못했죠.
버핏 하지만 장담하는데 기회는 여전히 많을 것입니다. 기술이 발전한다고 기회가 감소하는 것은 절대 아니니까요. 내가 투자를 시작한 1942년 이후 세상이 얼마나 많이 변했는지 생각해보십시오. 1942년에 나는 항공기는 물론 엔진, 자동차, 전기 등에 대해서도 전혀 모르는 아이였습니다. 새 기술이 등장한다고 해서 기회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기회는 남들이 멍청한 짓을 할 때 나타납니다. (웃음소리와 박수) 우리가 버크셔를 경영하는 58년 동안 멍청한 짓 하는 사람이 엄청나게 증가했습니다. 남의 돈 먹기가 훨씬 쉬워졌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엉터리 보험사를 10~15개 설립해서 지난 10년 동안 교묘하게 운영했다면, 보험사가 성공하지 못해도 설립자는 부자가 될 수 있었습니다. 사업을 대규모로 벌이면 부자가 될 수도 있습니다. 58년 전에는 불가능했지만 말이죠.
멋대로 멍청한 짓을 해서는 돈을 벌지 못합니다, 다행스럽게도. (웃음소리) 이 거대한 자본주의 시장에 아무나 끼어들 수 있는 투자 기회는 사라졌습니다. 남들을 설득하면 큰돈을 벌 수 있지만요. 투자로 초과수익을 내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우리처럼 운용자산 규모가 너무 크지 않다면 기회는 많다고 생각합니다.
찰리와 나는 이 문제에 대해 항상 생각이 달랐습니다. 찰리는 전망이 매우 어둡다고 즐겨 말하고, 나는 “기회를 찾게 될 거야”라고 즐겨 말합니다. 지금까지는 둘 다 어느 정도 옳았습니다. (웃음소리) 찰리, 자네 생각은 요지부동인가?
멍거 이제는 매우 똑똑한 사람들이 매우 큰 자금을 운용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모두 경쟁자보다 실적을 높이고 이를 홍보해서 운용자산을 더 키우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투자를 시작했던 시절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세상이 되었습니다. 이런 세상에도 기회는 있겠지만, 불쾌한 사건들도 있을 것입니다.
버핏 그러나 이들이 경쟁하는 무대에 우리가 끼어들 필요는 없습니다. 예를 들어 단기 국채 시장을 생각해봅시다. 우리는 남들을 의식할 필요 없이, 우리가 원하는 날에 단기 국채 30억 달러를 매매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세상에는 단기 실적에 집중하는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IR 행사를 보면 사람들 모두 그해 실적을 예측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리고 경영진은 투자자들의 기대 수준을 낮추려고 합니다.
5년, 10년, 또는 20년 할 일을 1년에 하려는 사람들에게 딱 맞는 세상입니다. 나는 지금 다시 태어나도 지나치게 많지 않은 자금이라면 운용해서 크게 키울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찰리도 그렇게 생각할 것입니다. (웃음소리) 장담하는데 찰리는 좋은 기회를 찾아낼 것입니다. 전과 똑같은 기회는 아니겠지만 찰리는 기회를 산더미처럼 찾아낼 것입니다.
멍거 나는 산더미 같은 기회가 줄어드는 모습을 떨면서 보고 싶지 않습니다. 내 산더미 같은 기회가 그대로 남아 있으면 좋겠습니다. (웃음소리)
버핏 동의합니다.
멍거 네. 동의합니다. 자네는 산더미 같은 기회를 지극히 사랑하는군. (웃음소리)
100억 달러 지급 가능 보험사는 우리뿐
2016년 당신은 AIG의 보험 손해를 200억 달러까지 떠안아주는 대신 보험료 100억 달러를 선급 받는 계약을 했습니다. 금리 상승에 비추어 이 계약을 지금은 어떻게 평가하나요? 금리 상승이 버크셔의 부채에 미치는 영향은 어떤가요?
버핏 나도 설명하겠지만 열쇠는 아지트에게 있습니다. 이 거래를 성사시킨 사람은 아지트입니다. 우리는 보험료로 받은 100억 달러를 꼭 채권에 투자해야 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우리가 AIG는 물론 누구와 거래해도 금리의 영향을 어느 정도는 받습니다. 그러나 받은 돈에 비례해서 채권을 매수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운용할 필요는 없습니다. 받은 돈은 우리가 운용하는 유동자산으로 들어가는데, 현재는 이 유동자산이 1,300억 달러가 넘습니다. 사람들이 생각하듯이, 이 유동자산을 여러 칸으로 구분해서 운용하지는 않습니다.
현재 우리가 하는 방식으로 유동자산을 운용하는 보험사는 없습니다. 다른 보험사들은 그런 방식으로 생각할 수도 없고 그런 방식으로 생각해본 적도 없습니다. 재무상태표가 우리와 전혀 다르기 때문입니다. 우리 순자산은 모든 미국손해보험사 순자산 합계액의 약 26%에 해당합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지급해야 했던 보험금은 적당한 수준이었습니다. 내 설명에 오류가 있으면 아지트가 바로잡아 줄 것입니다. 지금까지 실제 지급액은 우리가 예상했던 금액보다 약간 적었습니다. AIG는 우리를 찾아온 덕분에 목적을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로이즈의 보험을 인수할 수 있었던 회사가 우리뿐이었던 것처럼, AIG의 보험을 인수할 수 있는 회사도 우리뿐이었습니다. 로이즈는 부채를 대량으로 우리에게 넘기는 방식으로 자사 시장을 소생시키면서, 버크셔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므로 이런 거래는 흔치 않습니다. 거래 규모가 5억 달러 정도라면 다른 보험사가 나서서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할 수도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에서는 누구나 돈벌이를 찾아다니니까요. 그러나 AIG 건과 같은 규모로 협상을 시작한다면 다른 보험사는 아무도 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할 것입니다. 내가 말한 숫자가 맞는지 확인해주게, 아지트. (웃음소리)
아지트 숫자는 정확합니다. 어떤 계약의 실적을 확인하는 방법 하나는 계약 시점에 우리가 예상했던 연도별 지급액과 연도별 실제 지급액을 비교하는 것입니다. 워런이 말한 대로 두 숫자는 매우 비슷합니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실제 지급액은 계약 시점에 예상했던 지급액의 96%인데, 이는 대단하지는 않아도 만족스러운 수준입니다.
우리는 여전히 이익을 내고 있습니다. 실제 지급액이 예상 지급액보다 낮으면 우리는 4%보다 훨씬 낮은 매력적인 금리로 자금을 차입한 셈일 뿐 아니라, 수수료(2015년에 100만 달러)도 벌었기 때문입니다. 이는 우리가 기대했던 것보다 조금 더 좋은 실적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계약에 실제로 매우 만족하며, 거래해서 기쁩니다. 그러나 게임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불법행위책임(고의나 과실로 발생하는 책임)이 매일 매 순간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 계약의 실적은 우리 예상보다 좋으리라고 조심스럽게 낙관합니다.
멍거 정말로 흥미로운 점은 버크셔 손해보험사들의 주주 자본이 수입보험료의 4배라는 사실입니다. 이는 평균의 4배입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대규모 거래가 오는 것이지요. 대규모 보험채무를 다른 회사에 맡겨야 한다면 어떤 보험사를 신뢰하겠습니까?
버핏 우리는 보험과 무관한 사업에서 매년 들어오는 자금이 250억 달러 이상입니다. 우리는 배당을 지급하지 않습니다. 만일 배당을 지급한다면 보험 인수를 위해서 곧바로 배당을 삭감하게 될 것입니다. 보험사업은 지급 능력에 대한 신뢰가 중요하니까요. 우리는 보험료로 100억 달러를 받으면 5년 만기 채권이나 10년 만기 채권에 투자하지 않습니다. 그런 방식은 생각조차 하지 않습니다.
우리 고객들은 경제가 어떻게 되더라도 100억 달러를 지급할 수 있는 보험사는 우리뿐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보험사들의 재무 구조가 엄청나게 건전할 뿐 아니라 보험과 무관한 사업에서도 매달 이익을 내고 있으며, 부채도 많지 않습니다. 철도회사(BNSF)와 에너지회사(BHE)에는 부채가 있지만, 이 부채는 우리가 보증하지 않습니다.
버크셔 같은 회사는 어디에도 없으며, 아지트는 협상할 때 이 사실을 이용합니다. 그리고 계약 규모가 클 때는 우리 고객도 이 사실을 인정합니다. 계약 규모가 5억 달러나 3억 달러이면 높은 금리로 대출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온갖 보험사가 계약하려고 덤벼듭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런 게임을 하지 않으며, 그런 게임에는 관심도 없습니다.
자녀에게 유산을 상속하는 방법
대부분 부모는 자녀에게 유산을 상속하는 과정에서 문제에 직면하는데, 당신의 해법을 듣고 싶습니다.
버핏 나는 나이도 먹고 기부 선언 등도 하면서, 가족을 끔찍이 아끼는 거부들의 상속 문제를 자주 지켜보았습니다. 나는 세 자녀가 모두 읽고 이해하고 의견을 말하기 전에는 유서에 서명하지 않습니다. 지금은 내 자녀가 60대여서 이런 방식이 문제가 없지만, 자녀가 20대였다면 그다지 성공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이 방식의 성패는 가족에게 달렸습니다. 자녀들이 서로를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달렸습니다.
성패는 보유한 기업의 특성에도 좌우되므로 변수는 수없이 많습니다. 성년이 된 자녀가 유서를 읽고서야 고인의 뜻을 처음 알게 되었다면, 그 부모는 엄청난 실수를 저지른 것입니다. 나는 온갖 상황을 겪어보았는데, 평소 자녀에게 아무 말 안 하다가 유서를 통해서 자기 뜻을 강요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는 심각한 실수여서 바로잡을 방법이 없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찰리가 경험이 풍부합니다.
멍거 버크셔에도 유산 상속이라는 간단한 문제가 있습니다. 이 망할 주식을 계속 갖고 있으면 됩니다. (웃음소리)
버핏 하지만 모든 사람에게 적합한 방법은 아니잖은가, 찰리.
멍거 그래, 95%에게만 맞는 방법이지. (웃음소리)
버핏 재산이 수십억 달러일 때, 이 재산을 모두 자녀에게 물려줘야 하는지도 모르겠어.
멍거 그건 다른 문제네. 그 재산을 어딘가에 묻어둬야 한다면, 나는 기꺼이 버크셔 주식에 투자하겠어.
버핏 투자 문제는 그렇게 해결할 수도 있겠군요. 하지만 자녀가 넷이고 한 자녀가 다른 한 자녀와 사이가 좋지 않다면 개인적인 문제가 남습니다. 이는 사람의 문제입니다. 가장 중요한 과제는 자녀들이 화목하게 지내는 일입니다. 자녀들의 화목을 평생 바라더라도 이들의 관계는 망가질 수 있으며, 그 원인은 유산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사람들이 막대한 재산에 관한 유서 내용을 알지 못했던 사례를 나는 많이 보았습니다. 자녀들이 모두 15분 이내에 변호사를 선임하면, 이후 이들은 화목하게 지내지 못합니다. 목표 설정이 중요합니다. 자녀들이 특정 가치관을 갖길 바란다면, 당신도 그 가치관에 따라 살아야 합니다. 자녀들에게 가치관에 관해 이야기해야 합니다. (웃음소리)
자녀들은 태어나는 날부터 당신이 정말로 좋아하는 것을 보면서 배웁니다. 자녀들에게 특정 가치관을 심어주려면 당신의 행동으로 가르쳐야 하며, 솜씨 좋게 작성한 유언장으로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물론 유언장에도 그 가치관을 담아야 합니다. 자녀들은 나이를 먹으면 자신의 가치관을 유산의 규모와 연계해서 형성하게 됩니다. 유산이 가족 농장이냐 유가증권이냐에 따라 가치관이 크게 달라집니다.
내 친구인 한 갑부는 1년에 한 번 자녀들을 불러 저녁을 먹고서, 공란으로 작성된 소득세 신고서에 서명하게 합니다. 자녀들에게 넘겨준 유산이 얼마인지 알려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런 방법은 효과가 없을 것입니다. 실제로 그에게 얼마나 효과가 있었는지는 알지 못합니다. 찰리와 내가 늘 하는 말이 있습니다. 인생을 살아가는 방법을 알고 싶으면, 먼저 사망 기사를 써놓고 그 기사에 맞게 살아가라는 말입니다. TTI의 경영자 폴 앤드루스는 내가 아는 누구보다도 훌륭한 인생을 살았습니다.
폴은 유산 문제를 생각하다가 나를 찾아왔습니다. 61세였던 그에게는 필요한 것보다 훨씬 많은 돈이 있었습니다. 그는 즐겨 기부했으며 온갖 선행을 했습니다. 그는 말했습니다. “나는 1년 동안 내 회사 TTI에 대해서 걱정했습니다. 내게는 필요한 돈이 모두 있습니다. 내 가족에게도 필요한 돈이 모두 있습니다. 그런데 회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평생 나를 도와준 직원들인데 말이죠.”
그는 말을 이었습니다. “회사를 경쟁사에 매각하면, 합병하는 과정에서 자기 직원들은 남기고 내 직원들은 해고할 것입니다. 회사를 사모펀드에 매각하면, 그들은 출구 전략을 세워서 곧바로 매각할 것입니다. 내가 당신을 찾아온 것은 당신이 훌륭해서가 아니라 남은 대안이 당신뿐이기 때문입니다.” (웃음소리)
우리는 이 회사를 인수했고 모두 내내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그는 인생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당신은 노퍽서던철도의 탈선 사고는 비난했지만 BNSF의 탈선 사고에는 침묵하고 있습니다. BNSF와 버크셔 자회사들이 윤리적 책임을 다하도록 어떻게 보장하겠습니까?
그레그 철도 탈선 사고는 우리 BNSF 경영진이 다루고 있는 타당한 문제입니다. 실제로 우리는 부족 거주지를 가로질러 원유를 운송했습니다. 우리는 협정에 따라 허용되는 하루 운송량을 위반했고 이에 대해 조사도 했습니다. 근본적인 오류 탓에 우리 경영진은 철도 운송량 제한이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우리는 해결 방안에 대해 부족과 진지하게 협의했습니다. 그리고 협정을 충분히 이해하고 준수해야 한다는 교훈도 얻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멋대로 화물을 운송하지 않고 협정을 지킬 것입니다. 그리고 부족과 BNSF 양쪽 모두에 공정한 해결책이 도출되길 희망합니다. 아울러 우리는 탈선 사고 피해를 완화하려고 즉시 부족과 긴밀하게 협력했습니다. 부족 측은 적극적으로 호응했습니다. 탈선에 의한 석유 유출이 장기적으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없었습니다.
철도 업종에서 탈선은 흔히 일어나는 사건이지만 우리는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입니다. 탈선이 모두 위험한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끊임없이 방지 대책을 수립합니다. 탈선 가능성 탐색 방법을 연구하고 열차 처리 방법을 마련하는 등 적절한 대응 방안을 수립합니다. 우리 헌신적인 경영진은 지역 사회의 요구에 항상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버핏 탈선 사고는 1년에 몇 건 발생하나요?
그레그 철도 업종 전체에서 연 1,000건 이상입니다.
버핏 우리가 처음에는 화물 운반으로 시작해서 이제는 운수업자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매우 무거운 화물도 취급하며, 기온이 영하 18도일 때나 영상 38도일 때도 운반합니다. 철도에는 경사진 곳도 있습니다. 경사가 1도에 불과해도 경사진 곳으로 내려갈 때 철도가 받는 힘은 얼마나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철도는 쉬운 사업이 아닙니다.
이 철도 시스템이 설계된 시점은 1800년대 말입니다. 우리가 보유한 철도는 측선(본선 이외의 선로) 등을 제외해도 2만 2,000마일입니다. 철도는 쉬운 사업이 아니어서 실수가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10년, 20년, 30년 후에도 탈선 사고는 발생할 것입니다. 우리는 운수업자이므로, 원치 않는 제품도 운송해야 합니다. 우리가 염소(鹽素)나 암모니아를 운송하고 싶을까요? 운송하고 싶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런 화물은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해야 합니다. 고객이 우리를 선택하면 우리는 화물을 실어야 합니다. 운수업자이니까요. 우리 철도는 전보다 개선되었습니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이 멉니다.
환경 보호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정부도 재생에너지를 지원하고 있는데, 지속적인 재생에너지 개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버핏 이 질문에 답할 적임자는 그레그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매년 이 문제에 관해 설명했고 관련 문제들을 해결하려고 보고서를 준비했습니다. 아마 우리가 지출한 돈이 미국 어느 공익기업보다 많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우리가 한 일은 수박 겉핥기 수준에 불과합니다. 주 경계를 가로질러 사업을 진행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서로 다른 관할 지역이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송전 문제에 대해서는 개선의 여지가 많습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이 문제에 가장 많이 기여했습니다. 그레그에게 설명을 부탁합니다.
그레그 현재 전 세계에서 에너지 전환이 진행되고 있으며, 미국에서도 전국적으로 명확한 계획이 수립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주(州)별로 다소 예외 사항이 있습니다. 버크셔 해서웨이 에너지(BHE)가 보유한 미국 공익기업은 3개이며, 이들 모두 여러 주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주(州) 단위로 계획을 수립하고 나서 여러 주에 걸쳐 통합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현재 에너지 전환이 진행 중이므로 기회는 풍부합니다. BHE의 목표는 2030년까지 탄소 발자국을 2005년보다 50% 감축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파리협정에 따라 공익기업들이 설정한 기준입니다. 지금까지는 진행이 순조롭습니다. 그러나 목표를 달성하려면 아직 갈 길이 멉니다. 2000년대 중반 서부 6개 주에 전력을 공급하는 퍼시피코프(PacifiCorp)를 인수했을 때, 우리는 즉시 재생에너지 생산 필요성을 인식하고 60억 달러 규모의 송전 계획을 수립했습니다.
2023년 현재 진척도는 3분의 1을 조금 웃도는 수준이고 지출액은 70억 달러에 육박합니다. 이 정도로도 우리 고객들에게는 큰 혜택이 돌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에너지 전환이 제대로 이루어지려면 송전선을 구축하여 재생에너지를 모두 전송해야 합니다. 워런도 강조했듯이 이는 매우 복잡한 일이어서 하루아침에 해결되는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는 먼저 송전선을 구축하고 나서 재생에너지를 생산해야 합니다. 에너지 전환이 이루어져 우리 고객들이 적절한 서비스를 받으려면 BHE 사업 전반에 걸쳐 700억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가 진행되어야 합니다. 이는 우리 경영진이 향후 10년 동안 달성할 난제이지만 훌륭한 사업 기회입니다. 적정 자기자본이익률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는 긴 여행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를수록 다양한 신기술에 더 의존하게 될 것입니다.
버핏 중요한 질문이므로 나도 설명을 보태겠습니다. 질문자가 설명한 문제 해결에 우리 정부 형태가 이상적인지는 나도 정말 모르겠습니다. 우리나라는 한때 이런 문제를 해결한 적도 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여 나라가 반쯤 절뚝거리던 시절이었습니다. 당시 많은 인재가 연봉 1달러만 받고 워싱턴에서 일했습니다. 골드만삭스의 시드니 와인버그(골드만삭스의 전설적인 회장) 등은 막강한 권력을 위임받아 미국의 자원을 당면과제 해결에 재배분했는데, 이는 군수품 생산이었습니다.
이들은 헨리 카이저(Henry Kaiser: 미국 조선의 아버지)를 발굴하여 조선을 맡겼습니다. 그리고 포드자동차에 가서 탱크와 항공기를 제작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이들은 미국 산업을 믿기 힘든 방식으로 재구성했습니다. 이들에게는 연방정부의 권력이 있었고, 미국 기업의 창의성이 있었으며, 미국 기업의 설비도 있었습니다. 이들은 마침내 큰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그러면 50개 주가 협력하게 해야 하는 평화로운 시기에도 이런 성과를 거둘 수 있을까요? 정부가 명령을 내릴 수는 있어도 자본의 흐름까지 지정할 수는 없습니다. 정부는 세금 혜택 등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제2차 세계대전 기간에는 전쟁 승리를 위해 모두가 일치단결했지만, 지금은 당시처럼 목표와 조직이 통일되지 않았습니다.
당시 우리는 산업 생산력을 이용해서 추축국을 물리쳤습니다. 현재의 민주주의 체제에서는 산업 생산력을 어떻게 이용해야 할까요? 나는 그 답은 모르지만 문제는 확실히 압니다. 비상사태가 발생해서 미국 에너지 시스템을 재설계할 상황이 와야 합니다. 미국에는 자본이 있고 사람들도 있으며 목표도 명확합니다. 정해진 절차 준수에만 익숙한 평화로운 시기에는 가능하지 않을 것입니다.
중국은 한 국가이지만 미국은 50개 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미국은 다양한 정부 체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시험을 거쳐야 하지만 지금까지는 성과가 부진했습니다. 좋은 질문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레그와 아지트의 후임
그레그 에이블과 아지트 자인이 버크셔의 차세대 지도자라는 사실은 알고 있습니다. 그러면 그레그와 아지트의 역할을 이어받을 사람은 누구인가요?
버핏 그 점은 의문입니다. 특별한 상황이 아니라면 그레그가 나의 후계자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는 여러모로 나보다 나으므로 그에 걸맞은 자리에 앉게 될 것입니다. 그도 언젠가 자신을 대신할 사람이 필요할 것입니다. 그때는 아지트의 의견이 필요하겠지요. 그러나 최종 결정은 아마 그레그가 내릴 것이며 그의 책임이 될 것입니다. 아지트는 그레그에게 최선의 조언을 해주고요. 그러면 그레그는 그 조언을 따를 가능성이 대단히 크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쉬운 문제는 아닙니다. 사람들은 후보 임원석 등 온갖 이야기를 하지만 헛소리입니다. 아시겠지만 순자산 5대 기업과 온갖 다양한 기업들을 경영할 수 있는 사람은 버크셔에도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5명이나 필요한 것도 아닙니다. 훌륭한 사업회사(자회사) 경영자는 많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맨 위에서 자본을 배분하면서 사업회사 경영자가 훌륭한 사람인지 확인할 누군가는 필요합니다.
우리는 보험회사와 나머지 회사를 분리해서 설계했는데, 매우 훌륭한 설계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 두 가지 사업 부문에 이름까지 붙인다면 현명한 일이 아닐 것입니다. 향후 우리 사업은 얼마든지 바뀔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아마 지도자의 역할도 바뀔 것입니다. 찰리?
멍거 보탤 말 없습니다. 버크셔에는 자회사에서 승진한 훌륭한 사람이 많습니다. 우리 자회사들이 다른 거대 복합기업 자회사들보다 전반적으로 실적이 좋은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중 하나는 우리가 경영자 교체를 훨씬 적게 한다는 점입니다.
버핏 폴 앤드루스가 죽었을 때, 그가 누구를 후계자로 생각했는지 우리는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를 발표할 이유는 없었습니다. 버크셔 경영자들은 100세까지 살아야 합니다. 얼마 전에 죽은 버크셔 경영자가 있습니다. 가란(Garan) 경영자 나이가 얼마였지?
그레그 시모어 리히텐슈타인(Seymour Lichtenstein)은 90대 중반이었습니다.
버핏 나는 그가 80세였을 때 편지를 보냈습니다. “당신이 80세가 되어 기쁩니다. 당신이 90세가 되면 또 편지를 보내겠습니다.” (웃음소리) 그가 90세가 되었을 때 나는 또 편지를 보냈습니다. (웃음소리) 그러나 100세까지는 살지 못했습니다.
그에게는 훌륭한 부하 직원이 있었습니다. 세월이 흐름에 따라 그는 실제로 부하와 함께 경영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사례별로 다릅니다. 가장 중요한 점은 적임자에게 경영 전반을 맡겨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멍거 "지금 세상은 조금 미쳤다"
당신은 미국이 망하는 쪽으로 돈 걸지 말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이 강한 가장 중요한 이유는 무엇이며, 만일 미국이 약해진다면 그 이유는 무엇이 되리라 생각하나요?
버핏 미국은 젊은 국가이지만 많은 시련을 겪었습니다. 미국과 일본을 비교해보면 미국은 믿기 어려울 정도로 젊은 국가입니다. 국가가 수립되고 겨우 234년이 지났습니다. 234년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찰리와 내 나이만 더해도 미국 나이의 3분의 2에 이릅니다. (웃음소리) 미국은 전국 선거라는 시험을 46회 치렀습니다. 잘못된 선택을 하기도 했습니다. 남북전쟁도 했습니다. 그래서 어떤 면에서는 미국에 엄청난 이점이 있습니다.
1790년 건국 시점에 미국 인구는 세계 인구의 0.5%였습니다. 현재 미국의 GDP는 세계 GDP의 25%에 육박합니다. 이는 국토에 엄청난 이점이 있어서가 아닙니다. 사람들이 제해권으로 세계를 지배하려던 시절에 국토 양쪽에 대양을 보유해서 유리한 점도 있었습니다. 캐나다와 멕시코라는 훌륭한 이웃 국가가 있지만, 이는 기적입니다.
미국 시스템의 장점을 어떻게 유지하느냐고 묻는다면 명백한 결함을 제거하는 방식이라고 답하겠습니다. 그 실행 방식은 매우 불규칙합니다. 결론적으로 미국은 내가 태어난 시점보다 훨씬 살기 좋은 나라가 되었습니다. 1주일 전 나는 치근관(齒根管) 치료를 받았습니다. 이때 노보카인(국소마취제)을 누가 발명했는지 모르지만 여러모로 그가 고맙다고 생각했습니다. 사람들은 과거를 낭만적으로 표현하지만 과거는 낭만이 아닙니다. 이제 미국은 원자폭탄을 보유했고 다른 나라들도 핵무기 보유국이 되고자 합니다.
사람들은 핵무기의 발명을 없었던 일로 되돌리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핵무기는 이미 발명되었습니다. 핵무기를 다시 병 속에 집어넣을 수는 없습니다. 그러므로 핵무기는 거대한 난제입니다. 나의 아버지는 1940년대에 하원의원이었습니다. 전쟁 때문에 어느 정도 단합된 상태였는데도 당시 의회는 엉망이었습니다. 여전히 당파주의가 강했습니다.
지금은 당파주의가 부족(部族)주의로 바뀐 듯합니다. 부족주의에도 문제가 많습니다. 부족주의가 득세하면 상대편 말을 아예 들으려고도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부족주의는 폭도를 부를 수 있습니다. 우리는 그런 모습을 미국에서 이미 보았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미국 민주주의를 계속 개선해야 합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을 개선해야 합니다. 그래도 내가 태어날 나라를 선택할 수 있다면 나는 여전히 미국을 선택할 것입니다.
그리고 나는 이 시대에 태어나고 싶습니다. 지금 이 시대가 과거 어느 때보다도 좋기 때문입니다. 정보통신이 발전한 지금은 이 시대가 여러모로 매우 끔찍하다는 사실도 알 수 있습니다. 이 시대에는 문제가 많습니다. 내가 태어난 1930년에는 세계 인구가 20억이었습니다. 지금은 77억에서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놀라운 방식으로 에너지를 도입한 덕분에 세계 인구가 20억이었던 시절보다 현재 77억 인구가 훨씬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흥미진진한 세상이며 해볼 만한 세상입니다. 나는 문제 해결 방법은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중요한 문제들을 해결하려면 다양한 해법을 고민해야 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습니다. 뭔가 마법적 사건이 발생하거나 모두가 힘을 모아 노력하게 되어 2050년에는 문제가 사라질 것이라고 우리 자신을 속이면 안 됩니다.
이 상황에 우리가 얼마나 잘 적응할지는 두고 봐야 압니다. 지금까지는 그다지 유망해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남북전쟁을 바라보던 링컨의 눈에도 상황은 그다지 유망해 보이지 않았을 것입니다. 나는 미국이 엄청난 일을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이 또다시 엄청난 일을 해내도 나는 놀라지 않을 것입니다. 찰리?
멍거 나는 워런보다 조금 덜 낙관적입니다. (웃음소리) 나는 행복에 이르는 지름길이 기대 수준을 낮추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길은 갈수록 더 험해질 것입니다. 현재 우수한 젊은이 대다수가 자산운용업계로 몰려드는 모습은 미국 문명이 자연스럽게 빚어낸 미친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에 필요한 펀드매니저는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버핏 찰리, 자네 생일은 1924년 1월 1일인데,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겠지?
멍거 나는 돌아가고 싶네. 나는 자산 운용에 집중하는 펀드매니저들이 더 좋습니다. 모두가 자산운용업계로 몰려드는 모습은 마음에 안 듭니다. MIT 등에 가는 편이 낫지요. 나는 지금 세상이 조금 미쳤다고 생각합니다.
버핏 선택은 자네 몫이네. (웃음소리)
버핏 사후, 기업 사냥꾼의 버크셔 인수 가능성
당신이 사망한 뒤에는 당신의 A주가 B주로 전환되어 다양한 자선단체에 전달되고, 이 주식은 12~15년에 걸쳐 모두 매각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언젠가 칼 아이칸 같은 기업 사냥꾼이 버크셔 주식을 매집해서 기존 경영 방식을 뒤집을 우려는 없다고 보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