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크셔와 S&P500의 실적 비교(연간 변동률)

주: 실적은 역년(曆年: 1월 1일~12월 31일) 기준. 단, 1965년과 1966년은 9월 30일 결산 기준이고, 1967년은 12월 31일 결산이되 15개월의 실적임.
버크셔 해서웨이(주)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 귀하:

2019년 버크셔는 일반회계원칙(GAAP) 기준으로 814억 달러를 벌어들였습니다. 이익의 구성을 보면 영업이익 240억 달러, 실현한 자본이득 37억 달러, 보유 투자 유가증권의 미실현 자본이득 증가로 인한 이익 537억 달러로 나뉩니다. 이들 이익은 모두 세후 기준입니다.

위 이익 중 537억 달러에 대해서 설명하겠습니다. 이는 2018년부터 시행된 새 GAAP에서 비롯된 이익입니다. 기업은 보유 주식의 ‘미실현’ 손익 증감도 이익에 반영해야 한다는 규정입니다. 작년 주주서한에서 밝혔듯이, 동업자 찰리 멍거와 나 둘 다 새 규정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회계 전문가들이 새 규정을 채택한 것은, 실제로 이들의 생각이 엄청나게 바뀌었다는 의미입니다. 2018년 이전의 GAAP에서는 (주업이 증권 거래인 기업들을 제외하고) 보유 주식의 미실현 이익은 실적에 절대 포함할 수 없었으며, 미실현 손실도 오로지 ‘비일시적 손상(other than temporary impairment)’으로 판단될 때에만 실적에 포함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버크셔는 (투자자, 분석가, 해설자들에게 핵심 뉴스가 되는) 매 분기 순이익에 보유 주식의 가격 등락을 모조리 명시해야 합니다. 아무리 변덕스럽게 오르내리더라도 말이지요.

버크셔의 2018년 실적과 2019년 실적이 새 규정의 영향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입니다. 주식시장이 하락한 2018년에는 우리 미실현 손실이 206억 달러였고 GAAP 이익은 40억 달러에 불과했습니다. 반면 주식시장이 상승한 2019년에는 우리 미실현 이익이 앞에서 언급한 대로 537억 달러로 증가했고, 그 덕분에 GAAP 이익이 814억 달러로 급증했습니다. 시장의 변덕 탓에 GAAP 이익이 무려 1,900%나 증가한 것입니다!1

지난 2년 동안 회계 장부가 아니라 이른바 현실 세계에서 버크셔가 보유한 주식은 약 2,000억 달러였으며, 우리가 보유한 주식의 내재가치는 2년 동안 계속해서 견실하게 상승했습니다.

찰리와 나는 역설합니다. 여러분은 (2019년에도 거의 바뀌지 않은) 영업이익에 관심을 집중해야 하며, 실현 이익이든 미실현 이익이든 분기 및 연간 투자 손익은 무시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보유한 투자 유가증권의 중요성이 감소했다는 뜻은 아닙니다. 때에 따라 변동은 심하겠지만, 우리 투자 유가증권이 장기적으로는 많은 이익을 안겨줄 것입니다.

유보이익의 위력

1924년, 당시 무명의 경제학자 겸 재무상담사였던 에드거 로렌스 스미스(Edgar Lawrence Smith)는 책 《Common Stocks as Long-Term Investments(주식 장기 투자)》(한국 미출간)를 출간했습니다. 이 얄팍한 책이 투자 세계를 바꿔놓았습니다. 이 책은 스미스 자신도 바꿔놓았습니다. 책을 쓰면서 자신의 투자관을 재평가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인플레이션 기간에는 주식의 수익률이 채권보다 더 높고, 디플레이션 기간에는 채권의 수익률이 더 높을 것이라고 주장할 계획이었습니다. 이 주장은 매우 합리적인 듯했습니다. 그러나 스미스는 곧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그의 책은 고백으로 시작되었습니다. “나의 연구는 실패를 기록한 것이다. 나의 선입견이 사실 앞에서 무너진 기록들이다.” 투자자들에게는 다행스러운 실패였습니다. 실패 덕분에 스미스가 주식 평가 방법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하게 되었으니까요.

스미스의 핵심적 통찰을 잘 설명해주는 글이 바로 존 메이너드 케인스가 쓴 서평입니다. “요컨대 스미스가 제시한 아마도 가장 중요하고 참신한 개념은 다음과 같다. 훌륭하게 경영되는 제조회사들은 이익을 모두 주주들에게 분배하지는 않는다. 적어도 실적이 좋은 해에는 이익의 일부를 유보해서 사업에 재투자한다. 따라서 건전한 제조회사에는 ‘복리 이자 요소’가 있어서 유리하다. 건전한 제조회사의 실제 자산가치는 장기적으로 복리로 증가한다. 주주들에게 배당을 지급하고서도 말이다.”

케인스의 이 호평 덕분에 스미스는 유명 인사가 되었습니다.

스미스의 책이 출간되기 전에는 투자자들이 왜 유보이익의 가치를 깨닫지 못했는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카네기, 록펠러, 포드 등 거부들이 막대한 유보이익을 재투자해 계속해서 이익을 더 키워왔다는 사실은 비밀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런 방식으로 부자가 된 소자본가들은 오래전부터 미국 어디에나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기업의 소유권이 잘게 쪼개져서 ‘주식’으로 거래되자, 스미스의 책이 출간되기 전에는 주식이 시장의 단기 흐름에 돈을 거는 도박으로 간주되었습니다. 주식은 기껏해야 투기 대상으로 여겨졌으므로 신사들은 채권을 더 좋아했습니다.

전과는 달리 이제는 투자자들이 유보이익 재투자의 개념을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초등학생들도 케인스가 ‘참신하다’고 말한 개념을 배웁니다. 저축이 복리로 불어나면 기적을 낳는다는 개념 말입니다.

***

찰리와 나는 오래전부터 유보이익 활용에 관심을 집중했습니다. 유보이익 활용은 쉬울 때도 있었고 매우 어려울 때도 있었습니다만, 유보이익이 막대한 상태에서도 계속 이익이 증가할 때 특히 더 어려웠습니다.

보유 자금을 배분할 때 우리는 이미 보유 중인 다양한 사업에 먼저 투자합니다. 지난 10년 동안 버크셔의 감가상각비 합계는 650억 달러였지만, 회사 내 부동산, 공장, 장비에 대한 투자액2의 합계는 1,210억 달러였습니다. 우리 생산 자산에 대한 재투자는 앞으로도 언제나 최우선 과제가 될 것입니다.

아울러 우리는 세 가지 기준을 충족하는 기업들을 인수하려고 끊임없이 노력합니다. 첫째, 유형자본이익률이 높아야 합니다. 둘째, 경영자가 유능하고 정직해야 합니다. 셋째, 가격이 합리적이어야 합니다.

이런 기업을 발견하면 우리는 가급적 지분 100%를 인수하고자 합니다. 그러나 우리 기준을 충족하는 대기업을 인수할 기회는 흔치 않습니다. 대신 변덕스러운 주식시장에서 그런 상장기업의 비지배 지분을 대규모로 매수할 기회가 훨씬 더 많습니다.

어느 방법을 선택하든(지배 지분을 인수하든, 시장에서 주식을 매수하든) 버크셔의 투자 실적은 주로 그 기업의 미래 이익에 좌우됩니다. 그렇더라도 두 투자 기법 사이에는 회계 측면에서 중요한 차이가 있으며, 반드시 이해해야 합니다.

우리 피지배회사(버크셔의 보유 지분이 50%를 초과하는 회사)들의 이익은 곧 우리가 보고하는 영업이익입니다. 즉, 보시는 대로입니다.

시장에서 주식을 매수한 비지배회사들에 대해서는 우리가 받은 배당만 우리 영업이익으로 기록합니다. 유보이익은요? 이 유보이익도 많은 가치를 창출하지만 버크셔의 보고이익에 직접적으로 반영되지는 않습니다.

버크셔를 제외한 거의 모든 기관투자가들은 이러한 ‘이익의 미인식(non recognition of earnings)’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는 중대한 누락에 해당합니다. 아래 자료를 보시기 바랍니다.

다음은 우리 투자액이 가장 많은 10개 종목입니다. 여기서는 GAAP 회계에 따라 보고하는 이익(버크셔가 투자한 10대 회사로부터 받는 배당)과, 피투자회사가 유보해서 활용하는 이익 중 버크셔의 몫을 구분했습니다. 보통 이들 회사는 유보이익을 이용해서 사업을 확장하고 효율성을 개선합니다. 아니면 유보이익으로 자사주를 상당량 매입하기도 하는데, 그러면 회사의 미래 이익 중 버크셔의 몫이 증가합니다.

투자 규모가 가장 큰 10개 기업의 ‘배당이익’과 ‘유보이익 중 버크셔의 몫’ 비교

* 현재 연간 배당률 기준. ** 2019년 이익 - (보통주 배당+우선주 배당) 기준.

물론 이들 주식으로 우리가 마침내 실현하는 이익이 ‘유보이익 중 우리 몫’과 정확하게 일치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들 주식에서 나오는 수익이 전혀 없을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논리적으로든 과거 우리의 경험에 비추어 보든, 이들 주식으로 우리가 실현하는 자본이득은 십중팔구 ‘유보이익 중 우리 몫’ 이상이 될 것입니다. (주식을 매도해서 이익을 실현하면 우리는 당시 세율로 소득세를 납부하게 됩니다. 지금은 연방소득세율이 21%입니다.)

(다른 보유 종목들과 마찬가지로) 이들 10대 종목에서 우리가 얻는 수익도 변동이 매우 심할 것입니다. 때로는 기업 특유의 사정 탓에, 때로는 주식시장의 침체 탓에 주기적으로 손실이 발생할 것입니다. 그리고 때로는 작년처럼 대규모 이익이 발생할 것입니다. 요컨대 우리 피투자회사들의 유보이익은 버크셔의 가치 성장에 매우 중요합니다.

스미스의 말이 옳습니다.

비보험 사업

소중한 버크셔 이사 겸 전대미문의 위대한 경영자였던 톰 머피(Tom Murphy)가 오래전 내게 기업 인수에 관해 중요한 조언을 해주었습니다. “훌륭한 경영자라는 평판을 얻으려면 반드시 훌륭한 기업들만 인수해야 한다네.”

그동안 버크셔는 수십 개 기업을 인수했습니다. 처음에는 이들 모두 ‘훌륭한 기업들’이라고 나는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일부는 실망스러운 기업으로 드러났고, 몇 개는 끔찍한 실패작이었습니다. 반면 상당수는 내 기대를 뛰어넘었습니다.

고르지 않은 인수 실적을 돌아보면서 나는 기업 인수가 결혼과 비슷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물론 결혼은 행복한 결혼식으로 시작되지만 이후 현실은 기대했던 모습에서 벗어나기 일쑤입니다. 그리고 가끔은 결혼이 두 사람의 기대를 뛰어넘는 큰 기쁨을 안겨주기도 합니다. 그러나 곧바로 환멸로 이어질 때도 있습니다. 이런 모습을 기업 인수에 적용해보면 뜻밖에 충격을 받는 쪽은 대개 인수하는 기업입니다. 인수를 시도하는 동안에는 환상에 빠지기 쉽기 때문입니다.

비유하자면 버크셔의 결혼 실적은 대체로 괜찮은 편이어서 양쪽 모두 오래전에 내린 결정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우리 배우자들 중 일부는 매우 훌륭했습니다. 그러나 일부 배우자를 보면 곧바로 내가 무슨 생각으로 프러포즈를 했는지 의심하게 됩니다.

다행히 내 실수에서 비롯된 악영향은 시간이 흐를수록 감소했습니다. 부실한 기업 대부분이 그렇듯이 이들은 사업이 계속 침체했고, 사업 자본이 버크셔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시간이 흐를수록 계속 감소했습니다. 반면 ‘훌륭한’ 기업들은 성장해 매력적인 투자 기회를 추가로 제공했습니다. 이렇게 상반된 흐름 때문에, 훌륭한 기업들이 버크셔의 전체 자본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증가했습니다.

이런 자본 흐름의 극단적인 사례가 초기 버크셔의 직물 사업입니다. 1965년 초 우리가 버크셔의 경영권을 인수했을 때, 고전하던 이 직물 사업에 버크셔의 자본이 거의 모두 들어가야 했습니다. 그러므로 비수익 직물 사업이 상당 기간 전체 수익률을 대폭 끌어내렸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마침내 ‘훌륭한’ 기업들을 다양하게 인수했고, 1980년대 초에는 직물 사업이 버크셔의 전체 자본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한 수준으로 감소했습니다.

현재 우리 자본은 대부분 자회사에 투자되어 있으며 이들의 유형자본이익률은 양호~탁월한 수준입니다. 그중에서 우리 보험 사업이 슈퍼스타입니다. 보험 사업은 성과를 측정하는 방식이 독특해서 대부분 투자자들에게 생소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섹션에서 논의하겠습니다.

우리는 다양한 비보험 자회사들을 이익 규모에 따라 분류합니다. 이때 이익은 이자, 감가상각비, 세금, 비현금 급여, 구조조정비용 등 성가시지만 매우 현실적인 비용(CEO와 월스트리트 사람들은 투자자들에게 무시하라고 권유하는 비용)을 모두 차감한 이익입니다. 이들 기업에 관한 추가 정보는 K-6~K-21과 K-40~K-52 페이지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버크셔의 비보험 그룹을 이끄는 쌍두마차인 철도회사 BNSF와 버크셔 해서웨이 에너지(BHE)의 2019년 이익 합계(BHE는 우리 지분 91%에 해당하는 이익만 계산)는 83억 달러로서 2018년보다 6% 증가했습니다.

두 회사 다음으로 이익을 많이 낸 우리 비보험 자회사 5개를 알파벳 순서로 열거하면 클레이턴 홈즈, IMC, 루브리졸, 마몬, 프리시전 캐스트파츠입니다. 이들의 2019년 이익 합계는 48억 달러로서 2018년과 거의 같습니다.

그다음으로 이익을 많이 낸 자회사 5개(버크셔 해서웨이 오토모티브, 존즈 맨빌, 넷젯, 쇼, TTI)의 이익 합계는 2018년 17억 달러에서 2019년 19억 달러로 증가했습니다.

나머지 자회사 수십 개의 이익 합계는 2018년 28억 달러에서 2019년 27억 달러로 감소했습니다.

우리 비보험 자회사들 전체의 이익 합계는 2018년 172억 달러에서 2019년 177억 달러로 3% 증가했습니다. 기업 인수 및 매각이 이 실적에 미친 영향은 거의 없습니다.

***

끝으로 버크셔의 사업이 얼마나 다양한지 보여주는 사례 하나를 소개하겠습니다. 2011년부터 우리는 루브리졸을 보유했습니다. 오하이오에 기반을 둔 회사로서 오일 첨가제를 생산해 세계 전역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2019년 9월 26일 인접한 소규모 사업장에서 발생한 불이 루브리졸 소유의 대규모 프랑스 공장에 옮겨 붙었습니다.

그 결과 루브리졸은 심각한 재산 피해를 입었고 사업도 중단되었습니다. 그래도 거액의 보험금 덕분에 재산 손실과 사업 중단 손실의 충격이 완화될 것입니다.

그런데 작고한 라디오 진행자 폴 하비(Paul Harvey)의 표현을 빌리면 “아직 못다 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루브리졸에 거액의 보험금을 지급하는 보험사 하나가 바로 버크셔의 자회사입니다.

마태복음 6장 3절에서는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라고 가르칩니다. 여러분의 회장은 이 가르침을 그대로 따랐습니다.

손해보험

손해보험은 1967년 860만 달러에 ‘내셔널 인뎀너티’와 자매회사인 ‘내셔널 화재해상’을 인수한 이후 우리 사업의 확장을 견인한 엔진입니다. 현재 내셔널 인뎀너티는 순자산 기준으로 세계 최대 손해보험사입니다. 보험은 유망한 사업이며, 버크셔의 지불 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우리가 손해보험 사업에 매력을 느낀 이유 하나는 보험업의 비즈니스 모델이 훌륭하다는 데 있습니다. 손해보험사는 먼저 보험료를 받고 나중에 보험금을 지급합니다. 극단적으로는 석면노출 재해 보상보험이나 산업재해 보상보험처럼 수십 년에 걸쳐 보험금을 지급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이렇게 돈을 먼저 받고 나중에 지급하는 구조이므로, 손해보험사들은 ‘마지막에는 남들에게 가는 자금’(플로트)을 대량으로 보유하게 됩니다. 그동안 보험사들은 이 플로트를 투자해서 이익을 냅니다. 개별 보험료와 보험금은 들어오고 나가는 금액이 들쭉날쭉하지만, 플로트는 규모가 훨씬 안정적으로 유지됩니다. 그 결과 사업이 성장함에 따라 플로트도 증가합니다. 다음 표는 우리 사업의 성장 과정을 보여줍니다.

버크셔 해서웨이 보험 자회사들의 플로트 추이(단위: 100만 달러)

* 생명보험, 연금보험, 건강보험에서 창출되는 플로트 포함

장기적으로 우리 플로트는 감소할지도 모릅니다. 그렇더라도 그 속도는 매우 완만해서 기껏해야 연 3%에도 미치지 못할 것입니다. 우리 보험 계약의 특성상 우리가 보유한 현금보다 더 많은 자금을 즉시 지급해야 하는 상황은 절대 발생할 수 없습니다. 이는 우리가 의도적으로 만들어낸 구조로서, 우리 보험사들의 독보적인 재무 건전성을 유지해주는 핵심 요소입니다. 이 강점은 어떤 경우에도 그대로 유지할 것입니다.

수입보험료가 비용과 최종 손실액 합계액을 초과하면 우리는 플로트 투자이익에 더해서 보험영업이익도 얻게 됩니다. 이렇게 보험영업이익이 발생하면 무이자 자금뿐 아니라 추가 이자까지 얻는 셈입니다.

보험업계 전체로 볼 때, 현재 플로트의 가치는 과거보다 훨씬 낮아졌습니다. 거의 모든 손해보험사들이 사용하는 표준 전략이 우량등급 채권 투자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금리 변동은 손해보험사들에 엄청나게 중요한데, 지난 10년 동안은 채권 수익률이 애처로울 정도로 낮았습니다.

만기 도래나 발행사의 수의상환권 행사에 따라 보험사들은 보유 중이던 고금리 채권을 저금리 채권으로 교체하고 있습니다. 한때 5~6%였던 채권 수익률이 이제는 2~3%에 불과합니다(금리가 마이너스인 나라에 사업이 집중된 보험사들은 수익률이 더 낮습니다).

일부 보험사는 수익 감소를 막으려고 등급이 더 낮은 채권을 매수하거나, 더 높은 수익을 약속하지만 유동성이 없는 ‘대체’ 투자를 선택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는 대부분 기관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위험한 게임입니다.

버크셔의 상황은 다른 보험사들보다 유리합니다. 무엇보다도 우리는 자본 규모가 독보적으로 거대하고 현금이 풍부하며 다양한 비보험 사업에서 큰 이익을 내고 있으므로 다른 보험사들보다 훨씬 더 유연하게 투자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대안이 많아서 항상 유리하며 간혹 커다란 기회도 잡게 됩니다.

게다가 우리 손해보험사들은 보험영업 실적이 탁월합니다. 최근 17년 중 2017년에만 세전 손실 32억 달러를 기록했을 뿐, 나머지 16년 동안 보험영업이익을 기록했습니다. 지난 17년 동안 벌어들인 세전 이익 합계는 275억 달러였고, 그중 2018년 이익은 4억 달러였습니다.

이는 우연이 아닙니다. 우리 실적이 이렇게 좋은 것은, 우리 보험사 경영자 모두 플로트의 중요성을 알지만 무리한 영업 탓에 실적이 부실해지지 않도록 매일 위험을 엄격하게 평가하기 때문입니다. 보험사들 모두 이런 메시지를 말로만 앞세우지만 버크셔는 구약 성서 방식의 신앙으로 받아들입니다.

전에도 자주 그랬듯이 다시 강조하지만, 이렇게 좋은 성과가 항상 확실하게 나오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향후에는 17년 중 16년 동안 보험영업이익을 기록하기가 매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항상 위험이 도사리고 있으니까요.

보험 위험을 잘못 평가하면 엄청난 손실이 발생하며 그 손실은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야 드러날 수도 있습니다. (석면을 생각해보십시오.) 허리케인 카트리나나 마이클조차 작아 보일 정도로 거대한 재해가 어쩌면 내일, 어쩌면 수십 년 뒤에 발생할 것입니다. ‘거대재해’는 허리케인이나 지진처럼 전통적인 모습으로 나타날 수도 있고, 예컨대 사이버 공격처럼 기습적으로 발생해 보험사들의 상상을 뛰어넘는 재해를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그런 대재해가 발생하면 우리도 그 손해 중 우리 몫을 분담하게 되며 그 규모는 매우 클 것입니다. 그러나 다른 보험사들과는 달리 우리는 그런 손해에도 자금 압박을 전혀 받지 않을 터이므로 이튿날부터 인수할 기업을 찾 을 것입니다.

이제 잠시 눈을 감고 활력 넘치는 새 보험사가 어느 지역에서 등장할지 상상해보십시오. 뉴욕일까요? 아니면 런던이나 실리콘밸리?

윌크스배리(Wilkes-Barre)는 어떨까요?

2012년 말, 우리 보험 사업부를 이끄는 매우 소중한 경영자 아지트 자인이 내게 전화해서 말했습니다. 가드 보험그룹(GUARD Insurance Group)이라는 윌크스배리(펜실베이니아 소도시) 소재 보험사를 (당시 순자산가치 수준인) 2억 2,100만 달러에 인수하려 한다고요. 그는 CEO 시 포구엘(Sy Foguel)이 버크셔에서 스타가 될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둘 다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었습니다.

그야말로 대박이었습니다. 2019년 가드의 수입보험료는 19억 달러로서 2012년 이후 379%나 증가했고 보험영업이익도 만족스러운 수준이었습니다. 버크셔에 합류한 시는 신제품을 개발하고 미국 내 신규 시장을 개척해 가드의 플로트를 265% 증가시켰습니다.

1967년에는 아무도 예상 못 한 오마하에서 거대 보험사가 등장했습니다. 이번에는 윌크스배리에서 스타가 탄생할 듯합니다.

버크셔 해서웨이 에너지

올해는 버크셔 해서웨이 에너지(BHE) 인수 20주년입니다. 이제 인수 20주년을 맞이해서 BHE가 이룬 성과를 돌아보겠습니다.

먼저 전력 요금부터 살펴보겠습니다. 2000년 우리가 BHE의 지분 76%를 인수하면서 전력 사업에 진출했을 때, 아이오와 고객들이 지불하던 전력 요금은 킬로와트시(KWh)당 평균 8.8센트였습니다. 이후 우리가 부과한 주택용 전력 요금의 상승률은 연 1% 미만이었고 2028년까지 기본요금을 인상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반면 다른 대형 투자자가 보유한 아이오와 전력회사의 작년 요금은 61% 더 높았습니다. 이 회사는 최근에도 요금을 인상했으므로 이제는 차이가 70%로 벌어졌습니다.

이렇게 요금 차이가 크게 벌어진 주된 이유는 우리가 풍력발전에서 큰 성과를 거두었다는 점입니다. 2021년에는 BHE가 보유한 풍력발전 터빈으로 아이오와에서 생산하는 전력이 약 2,520만 메가와트시(MWh)에 이를 전망입니다. 이 생산량이면 현재 아이오와 고객들의 연간 소비량 약 2,460만 MWh를 모두 충족하게 됩니다. 다시 말해서 BHE가 아이오와주에서 풍력발전으로 자급자족을 달성하게 된다는 뜻입니다.

반면 다른 아이오와 전력회사는 풍력발전 비중이 10%에도 못 미칩니다. 우리가 알기로 2021년까지 풍력발전 자급자족을 달성할 다른 전력회사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2000년 BHE의 주요 고객은 농부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주요 고객 다섯 중 셋은 첨단 기술 거대기업들입니다. 이들이 아이오와에 공장을 설립한 이유 중 하나는 BHE가 저비용 재생 가능 에너지를 공급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바람이 항상 부는 것은 아니므로 우리 풍력발전기도 24시간 내내 가동되지는 않습니다. 바람이 불지 않을 때는 비풍력발전기로 필요한 전력을 확보합니다. 반면 풍력발전량이 남아돌 때는 잉여 전력을 이른바 ‘배전망’을 통해서 다른 전력회사들에 공급합니다. 그러면 그만큼 석탄이나 천연가스 등 탄소 자원을 이용한 전력 생산이 감소하게 됩니다.

현재 버크셔가 보유한 BHE 지분은 91%이며, 월터 스콧 2세 및 그레그 에이블과 동업 중입니다. 우리가 인수한 이후 BHE는 배당을 한 번도 지급한 적이 없고 지금까지 유보한 이익이 280억 달러입니다. 전력회사들은 관행적으로 이익의 80% 이상 고배당을 지급해왔으므로, BHE는 전력 업계에서 특이한 사례에 해당합니다. 우리는 더 많이 투자할수록 더 좋다는 생각입니다.

현재 BHE는 운영 능력과 경험이 풍부하므로 초대형 전력 프로젝트도 수행할 수 있습니다. 예컨대 1,000억 달러 이상 투자가 필요한 전력 인프라를 구축해 국가, 지역사회, 주주들에게 혜택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언제든 이런 기회를 이용할 의지와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