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소유주의 마인드로 투자한다” : 〈비즈니스 오너 펀드 투자자 서한〉 전문 공개

2008년 9월 30일 헤지펀드 RV캐피털(RV Capital)의 창업자 겸 CEO 로버트 비널(Robert Vinall)은 독립 매니저가 되려는 오랜 꿈을 실현하며 새로 설정한 펀드의 이름을 ‘비즈니스 오너(Business Owner)’로 명명했다. 여기에는 다음 펀드 소개문에서 알 수 있듯이 기업 소유주의 마인드로 투자하려는 뜻이 담겨 있다. 스위스에 본사를 둔 RV캐피털은 유럽과 미국 외에 뉴질랜드, 이스라엘 등 전 세계를 대상으로 투자한다.

‘비즈니스 오너’라는 펀드명은 ‘소유주처럼 사고하는 투자자’의 자본을 열정적이고 이성적인 소유주가 경영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소유주의 투자철학을 반영한다. 기업 소유주의 철학은 장기적이고 역발상적이다. 이 철학의 목적은 단기 시간 지평을 가졌거나 제도권에 속해 여러 압력을 받는 투자자가 추구할 수 없는 기회에서 투자 수익을 내는 것이라고 하겠다. 아래 네 가지 주요 기준에 바탕을 두고 투자 기업을 선정한다.

- 10년 이상 존속하며 성장할 수 있는 기업인가?
- 장기 지속 가능한 경쟁우위를 구축하는 중인가?
- 경영진이 모범을 보이는가?
- 주가가 매력적인가?

비즈니스 오너 펀드의 10주년을 기념하며 작성한 ‘10주년 메모’에서 알 수 있듯이 비널은 지난 15년간 계속해서 진화해온 투자자다. 그는 재무상태표상 순현금과 기타 유동자산 대비 할인된 주가에 집중하는 ‘위대한 주가의 시대’에서 출발해 사업과 경쟁우위에 집중하는 ‘위대한 사업의 시대’, 뒤이어 기업을 둘러싼 사람들의 성품에 초점을 두는 ‘위대한 경영진의 시대’를 겪으며 투자자로서 진화했다. 그의 진화 여정은 〈비즈니스 오너 펀드 투자자 서한〉에 생생하게 드러난다.

훌륭한 가치투자자 대다수와 마찬가지로 비널도 벤저민 그레이엄과 워런 버핏을 롤 모델로 삼았다. 그러나 통념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자기 경험과 가치관을 통해 독자적인 사고를 발전시키며 자기 투자 전략의 유효성을 입증해왔다. 창업자와 경영진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뿐 아니라 여러 해자 유형 중에서도 장기 지속성이 떨어져 피하려는 유형에 대한 지적(2016년 연례 서한)과, 암호화폐를 통해 자본주의의 본질을 통찰하는 대목(2017년 연례 서한)은 백미라 할 만하다. 최근 주가 폭락으로 화제가 되었던 카바나(Carvana) 등에 관한 분석에서도 소유주로서의 철학과 반성, 교훈이 드러난다.

물론 비널과 비즈니스 오너 펀드의 투자가 모두에게 정답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최근 15년을 기업 소유주 관점에서 사고하는 투자자의 시선으로 돌아보는 것은 진지한 투자자에게 큰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원저자의 허락을 받아 〈비즈니스 오너 펀드 투자자 서한〉 전문을 우리말로 번역해 공개한다. 향후 6개월마다 ‘generalfox(변영진) 블로그’에서 최신 서한을 업데이트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