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버크셔 주총 참관기 3보] 주총 끝나고 벌어지는 행사들
버크셔 해서웨이의 주총이 끝나도 행사는 계속됩니다. 특히 4만 명이 넘는 주주가 오마하 시내에 모이기 때문에 미국 전역에서 모이는 투자자들을 위한 행사도 많습니다. 이번에는 투자정보회사 테구스가 주최한 네트워킹 파티, 버크셔 해서웨이가 주최한 단축 마라톤, 마켈 그룹이 주최한 마켈 미팅을 소개합니다. '주주총회 심층 분석'과 'Q&A 전문(全文) 번역문'은 다음 글에서 연이어 소개합니다. - 버핏클럽
주총 이후 열리는 다양한 행사들
버크셔 해서웨이의 주총이 끝나도 행사는 계속된다. 4만 명이 넘는 주주가 오마하 시내에 모이기 때문에 미국 전역에서 모이는 투자자들을 위한 행사도 많다. 오마하에 갈 기회가 있다면 이런 기회도 놓치지 말라고 권한다.
나는 지난 4일 주총이 끝난 후에 미국 투자정보회사 테구스(Tegus)가 주최한 네트워킹 파티 겸 차담회에 참석했다. 이 행사에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이사인 토머스 머피 주니어도 참석해서 참석자들의 질문에 답했다.
또 주총 다음 날인 5일 일요일 오전 8시에 열리는 ‘인베스트 인 유어셀프(Invest in yourself 5k)’도 좋은 행사다. 1시간 안에 5킬로미터를 뛰는 단축 마라톤인데, 1시간 안에만 들어오면 완주 메달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걷는 사람도 많다. 이번 마라톤에는 2,434명이 완주했다. 오마하 시내를 가로지르는 코스이며 코스 중간중간에 멍거의 명언을 담은 입간판들이 세워져 있는 게 인상적이었다.
또한 특수보험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마켈(Markel) 그룹이 5일 10시에 주최한 마켈 미팅도 참석할 만했다. 마켈 그룹은 특수보험과 재보험을 판매하며 ‘베이비 버크셔’라고 불릴 정도로 버크셔의 사업 모델을 추종하고 있다.
이날 마켈 미팅에는 2,000명이 넘게 참석했고 톰 게이너 마켈 CEO의 달변이 인상적이었다. 마켈에 대한 질문뿐 아니라 버크셔 해서웨이에 대한 질문도 다뤄졌는데, 톰 게이너가 해석한 버핏과 버크셔는 전날 버크셔 주총을 되새김질하는 데 적잖은 도움이 되었다.
오마하의 버크셔 주총에 참석한다면 버크셔 주총뿐 아니라 부수적으로 행해지는 모임들도 꼭 참석해보길 추천한다.
주총 질의응답 요약
버크셔 주주총회는 버핏이 1분기 실적을 간략히 설명한 후 Q&A 세션이 진행되었다. CNBC의 베키 퀵 앵커가 이메일로 받은 내용을 정리해서 질문하고, 이어서 주총 현장에서 주주가 직접 질문하는 방식을 번갈아 진행했고, 총 33개 질문이 나왔다.
우선 버핏은 버크셔의 최고경영자 역할뿐 아니라 투자 포트폴리오 관리와 직결되는 ‘자본 배분’까지 그레그 에이블 비보험 부문 부회장에게 맡길 것이라며 힘을 실어줬다. 에이블 부회장은 비즈니스를 이해하며, 비즈니스를 이해한다는 건 곧 주식을 이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이블 부회장은 오후 세션에서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한번은 버핏이 “그레그?”라며 보탤 말이 있는지 묻자, 찰리 멍거처럼 “보탤 말 없습니다(I have nothing to add)”라고 말해서 주주들에게 박수를 받았다.
주총 참관기 2보에서 소개한 것처럼 버크셔가 애플 지분을 13% 줄인 이유, 그만큼 현금성 자산을 쌓아둔 이유를 설명했다.
이번 주총에는 유독 중국인이 많이 참석했는데 “중국 전기차회사 BYD 외에 홍콩이나 중국 회사에 투자할 생각이 있나요?”라고 묻자 버핏은 “우리의 주요 투자는 항상 미국에 집중될 것입니다”라고 답변했다. 버크셔의 규모를 고려할 때 외국 시장에서는 충분한 주식을 매수하기 힘들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인공지능(AI)도 주요 화제여서 이날 질문 2개 이상이 이 주제를 다루었다. 버핏은 “나는 AI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릅니다”라고 말하면서도 AI가 핵폭탄에 비교될 만큼 큰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았고, 특히 AI를 이용한 사기가 다음 ‘성장 산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AI는 좋은 쪽으로도 나쁜 쪽으로도 작용할 잠재력이 엄청납니다.”
주주들에게는 “매일 또는 매주 주가를 확인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매일 주가를 확인하는 사람들은 아예 주가를 잊어버리는 사람들이 수년 동안 벌어들인 돈을 벌지 못했습니다”라고 조언했다.
친절을 강조한 것도 눈에 띈다. 버핏은 주주들에게 돈과는 상관없는 얘기지만 “(다른 사람들을) 친절하게 대하세요”라고 말하며 “여러분이 친절해지면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강조했다. 마지막 질문의 답변에서도 “만약 여러분이 운이 좋았다면 다른 사람도 운이 좋도록 만들어보세요”라고 말할 정도로 버핏이 베푸는 삶, 나누는 삶을 강조한 것이 인상깊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