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저널은 1888년 로스앤젤레스에 설립된 신문사로 현재는 신문 발행과 법원용 소프트웨어 제공을 수행합니다. 찰리 멍거는 1977년 데일리저널의 이사회 의장직에 올라서 2022년에 물러날 때까지 45년간 회사를 운영했고, 의장을 그만둔 후에도 이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2023년 데일리저널 연차 주주총회는 2월 15일 로스앤젤레스에서 방청객 없이 개최되어 CNBC가 독점 중계했고, 주총 질의응답은 CNBC의 베키 퀵 기자가 진행했습니다. 이건 번역가가 번역한 주총 Q&A 중 전반부를 먼저 소개합니다. - 버핏클럽


데일리저널의 미래 = 저널 테크놀로지

신임 CEO 스티븐 마이힐 존스(Steven Myhill-Jones)에 관한 최신 정보를 부탁합니다. 그는 거의 1년 전에 임시 CEO로 임명되었습니다. 그의 실적은 어떤가요? 정식 CEO 임명은 언제 결정되지요?

찰리 멍거(이하 멍거)    스티브는 우리 회사로 오면서 스스로 직함을 선택했으므로, 언제든 그가 원하면 직함을 바꿀 것입니다. 이 정도 답변이면 됐나요?

베키 퀵(이하 퀵)    네, 좋습니다.

스티븐 마이힐 존스(이하 스티븐)    1년 전 상의할 때, 나는 사업의 성공에 헌신할 작정이지만 장기적으로 CEO 적임자라는 확신은 안 선다고 찰리에게 말했습니다. 당시 나는 정보가 불충분했으므로, 나보다 적합한 사람을 발견하면 외부에서 고용하거나 내부에서 승진시키는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나는 지리 소프트웨어회사[Latitude Geographics Group - 옮긴이]를 설립해서 성장시켰으므로 신문 발행이나 법률 분야는 알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내가 설립한 소프트웨어회사와 ‘저널 테크놀로지(Journal Technologies: 데일리저널의 자회사로서 법원과 사법기관에 판례 관리 소프트웨어를 제공-옮긴이)’의 사업이 매우 유사해서 내가 기여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나는 이 사업이 좋고 잠재력도 마음에 듭니다. 올해 하반기 중에는 장기 전략을 명확하게 수립할 수 있으리라 예상합니다.

데일리저널의 자회사 구성

자기자본이익률을 극대화하는 방법으로 잉여자본을 저널 테크놀로지에 배분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하나요? 성장 사업 재투자나 자사주 매입과 비교해서 데일리저널 주식 포트폴리오에 투자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나요?

멍거   답은 아주 간단합니다. 우리는 전성기에 신문 사업으로 약 3,000만 달러에 이르는 잉여자본을 축적했습니다. 모두 과거 압류 호황기에 벌어들인 돈입니다. 항소법원의 압류 결정을 신문에 게재하는 시장을 우리가 독점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인터넷이 등장하자 우리는 독점적 지위를 상실했습니다. 신문의 판매 부수가 급감하면서 우리 신문 사업은 운이 다했습니다.

스티브는 캐나다에서 소규모 소프트웨어회사를 장기간 경영했는데, 그 사업이 저널 테크놀로지와 매우 비슷해서 우리가 손을 잡게 되었습니다. 우리 사업의 미래는 신문이 아니라 저널 테크놀로지에 달렸습니다. 좋은 소식은 우리 시장이 거대하다는 점입니다. 현대 기술로 모든 분야가 자동화된 시대인데도 세상의 모든 법원은 여전히 석기 시대에 머물러 있기 때문입니다.

나쁜 소식은 매우 관료적인 입찰 요청에 응해야 하므로 업무 진행이 무척 더디고 힘들다는 점입니다. 그래도 경쟁 대기업은 하나뿐이며, 이 거대한 시장이 사라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의 미래입니다. 수많은 신문사가 이미 사라졌으므로 생존하기만 해도 기적입니다.

이제 밸류라인(Value Line) 중소기업판에 남아 있는 신문사는 둘뿐입니다. 하나는 50~100개 도시에서 독점 신문사들을 보유하던 미디어회사 개닛(Gannett)입니다. 이 회사 임원들은 대형 업무용 항공기를 타고 돌아다녔고 신문사 협의회에 참석하면 영국 귀족처럼 대접받았습니다. 전에는 모든 신문사가 그 지역사회에서 영향력이 막강했으므로 모두 영국 귀족과 같았습니다.

그러나 신문사들이 숫자도 격감하고 규모도 축소되자 막강하던 개닛조차 이제는 과거 자신의 희미한 그림자로 전락했습니다. 기술과 경쟁 측면에서 발생한 놀라운 변화가 신문업계에 심대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신문사는 모두 망해간다고 보아도 무방합니다. 신문사들은 모두 빈사 상태입니다.

우리에게 미래가 있다면 그 미래는 저널 테크놀로지에 있습니다. 더디고 힘든 사업이지만 말이죠. 우리가 유가증권을 대량으로 보유하는 이유는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는 세상에서 현금보다 유가증권을 선호하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우리 투자 수익률은 평균보다 높았으므로 우리가 유가증권을 최대한 보유한 것은 자그마한 기적이었습니다. 좋은 소식은 우리가 지금까지 생존했고 잉여자본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나쁜 소식은 우리 주력 기업인 저널 테크놀로지의 향후 사업 진행이 더디고 힘들다는 사실입니다.

복잡성과 관료주의 탓에 법원 시스템 개발에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저널 테크놀로지의 해법이 앞으로도 장기간 최첨단 상태를 유지하면서 주주들에게 보답하리라 장담할 수 있나요?

멍거   스티브, 자네가 대답하게.

스티븐   물론 장담할 수 없습니다. 나는 이전 회사에서 19년 동안 비슷한 사업을 했으므로 이런 난제를 다룬 경험이 있습니다. 그 회사는 지속적으로 큰 이익을 냈으며, 그 비즈니스 모델은 우리 회사에서도 잘 작동하리라 예상합니다.

관건은 기술 변화에 순응하여 우리 회사와 고객들에게 기술을 유리하게 활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소프트웨어는 본질적으로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므로 기술 변화를 염두에 두고 미리 계획을 수립해서 소프트웨어 개발에 투자해야 합니다. 충분한 고객 기반을 확보하여 주도적으로 연구·개발하면서 기술 변화에 발맞춰 제품을 발전시키면 이 비즈니스 모델이 훌륭하게 작동하리라 생각합니다.

이 방식은 계속 반복해서 실행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기업용 소프트웨어 개발은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지속적인 과정이라는 사고방식이 필요하며, 고객 관리에도 똑같은 사고방식이 필요합니다.

2년 전 당신은 데일리저널의 주가 350달러가 매우 고평가 상태여서 추가로 매수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지금은 데일리저널의 주가가 305달러이고, 시가총액은 4억 2,000만 달러이며, 주식 포트폴리오 평가액이 3억 1,000만 달러가 넘고, 보유 은행주에서 나오는 배당만 해도 지급 이자의 몇 배가 됩니다. 지금도 데일리저널의 주가가 고평가 상태라고 생각하나요?

멍거   우리 상황을 정확하게 말씀하셨습니다. 우리는 잉여자본이 많지만 이 거대 시장 공략에 사용해야 합니다. 법원이 왜 잉여자본도 없는 소기업과 계약하겠습니까? 잉여자본은 우리 사업에 큰 도움이 됩니다.

  그러면 현재 305달러인 데일리저널 주식을 산다는 뜻인가요, 아닌가요?

멍거   나는 그 가격에 사지도 팔지도 않을 것입니다. 그동안 우리 가족은 사지도 팔지도 않았습니다. 요즘 다른 종목들의 주가를 고려하면 터무니없는 가격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데일리저널이 ‘작은 버크셔’여서 토끼처럼 증식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데일리저널은 ‘작은 버크셔’가 아닙니다. 젠장, 내가 99세란 말입니다.

데일리저널의 스티븐 마이힐 존스 CEO(왼쪽)와 찰리 멍거 이사(오른쪽) * 출처: CNBC

데일리저널은 버크셔와 다릅니다

버크셔는 은행주를 매도했습니다. 은행주가 버크셔에 가치가 없다면 데일리저널에는 가치가 있을까요?

멍거   내 생각은 버크셔와 다릅니다. 유가증권을 보유한 캘리포니아 소재 기업은 유가증권을 매도하면 매매차익에 대해 막대한 연방세와 주세를 납부해야 합니다. 우리가 보유한 은행주는 압류 호황기에 바닥 시세에 매수한 주식이므로 매도하면 거의 전액이 매매차익이 됩니다. 그러므로 은행주를 매도하면 대금의 40% 이상을 즉시 정부에 납부해야 합니다.

그런데 은행주에서 나오는 배당에는 세금이 거의 없습니다. 은행주를 매도할 때 내야 하는 세금을 고려하면 은행주를 보유하면서 배당을 받는 편이 나쁘지 않습니다. 요컨대 우리 처지는 일반적인 상황이 아닙니다. 모든 요소를 고려해서 우리는 은행주를 당분간 보유할 생각입니다.

벌어들이는 이익에 막대한 연방 법인세와 주 법인세를 부과하면 기업에 매우 불리하므로 캘리포니아는 기업에 매우 비친화적인 주입니다. 그래서 캘리포니아에는 기업을 설립하려는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반면 다른 주들은 기업을 유치하려고 법인세를 면제해주고 있습니다. 캘리포니아는 부유한 사람들과 부유한 기업들을 다른 주로 쫓아내고 있는데, 이 정책은 효과가 있습니다. 부유한 사람들과 기업들이 줄줄이 떠나고 있습니다. 이것이 우리 현실입니다.

우리가 소프트웨어 사업에 성공하면 결국 모든 일이 잘될 것입니다. 우리가 소프트웨어 사업에 실패하면 우리 부동산과 유가증권이 버팀목이 되므로, 데일리저널의 주가는 현재 수준에서 크게 하락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현재 주가는 매수하기에 터무니없는 가격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싼 가격도 아닙니다.

데일리저널 이사들의 자사 주식 보유량이 그토록 적다는 점이 놀랍습니다. 이사 5명 중 3명은 주식 보유량이 0이고 1명은 100주에 불과합니다. 이는 이사들과 주주들의 이해관계가 그다지 일치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멍거   전에는 릭 게린(Rick Guerin)과 내가 양대 주주였습니다. 우리는 오랜 기간 동업자였으며 이사 보수나 비용 지원 등을 전혀 받지 않았으므로 버크셔처럼 매우 주주 친화적이었습니다. 그러나 게린이 90여 세에 세상을 떠나자 창업자는 나 하나만 남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새 이사들을 영입했는데 모두 매우 똑똑하고 부유한 사람들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이사회는 버크셔 이사회와 매우 유사합니다. 똑똑하고 부유하며 자본가처럼 생각하니까요. 우리는 지금도 이 특성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스티븐   나는 아직 주식이 없지만 회사의 미래 성장에 반드시 참여할 생각입니다. 신참이어서 주식을 보유할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흥미로운 질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멍거   이 문제는 잘 해결될 것입니다.

스티븐   이 문제가 지금 당장 나의 추진력이나 결정에 영향을 미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멍거와 이사회가 나를 믿고 회사 경영을 맡겼다는 사실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므로, 나는 이미 걸려 있는 이해관계가 엄청나게 크다고 생각합니다.

멍거   매우 흥미롭게도 우리는 막대한 유가증권을 보유하면서 최첨단 분야에서 한 가지 사업만 하고 있습니다. 정치 문제가 많고 출장도 잦으며 어려운 사업이지만, 시장은 엄청나게 크고 경쟁자도 많지 않은 듯합니다. 우리 경쟁자가 될 만한 대기업 대부분은 이 사업에 참여하길 꺼립니다.

다시 말해서 이 사업이 우리에게 유리한 이유는 대기업 다수가 이 사업을 혐오한다는 점입니다. 그들은 표준 소프트웨어를 반복적으로 판매하면서 돈을 쉽게 벌고 싶어 합니다. 마음 자세가 글러먹었습니다. 우리는 소규모 컨설팅 계약을 따내려고 이전투구도 불사하는데 말이죠. 이 분야에는 경쟁자가 극소수에 불과합니다.

인격적으로 그리고 투자자로서 릭 게린은 어떤 사람이었나요?

멍거   그는 인격적으로 그리고 투자자로서 훌륭한 사람이었습니다. 그가 무척이나 그립습니다. 우리는 둘 다 가난했으며 매우 오랜 기간 함께 지냈습니다. 그래서 유대감이 형성되었습니다. 1961년에 만났을 때 우리는 가난하지만 분투하는 젊은이였으므로 오래도록 함께 지냈습니다. 그러나 언젠가는 끝난다는 것이 본질적인 인간의 조건입니다.

인공지능은 은총이자 저주

인공지능이 데일리저널의 사업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이고 우리 문명에 전반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멍거   인공지능은 매우 중요한 주제이지만 터무니없는 과대 선전도 많습니다. 인공지능은 암을 치료하지 못할 것입니다. 우리가 원하는 일을 모두 해내지도 못할 것입니다. 인공지능에 관해서는 허튼소리가 많습니다. 나는 인공지능이 은총이자 저주라고 생각합니다.

인공지능을 보험 인수 등에 잘 활용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사무실 건물 구입 등 일상적인 일에 사용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그러나 사무실 건물 구입에는 인공지능이 그다지 유용하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스티븐   데일리저널의 관점에서 보면, 우리는 지난여름 특정 유형의 기사 작성에 인공지능을 시험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이런 분야에서 인공지능의 용도를 면밀하게 추적하고 있습니다. 복잡한 업무에서는 인공지능이 갈 길이 아직 멀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특히 일상적인 업무 등 많은 활동에서는 비교적 짧은 기간에 와해적인 혁신을 불러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멍거   기술 변화는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면서 우리 신문 사업을 와해했습니다. 우리는 이 새로운 사업에서 기회를 찾아냈지만 업무 진행이 더디고 힘듭니다. 사업의 성공에 이르는 왕도는 없습니다.

* 출처: CNBC

가장 극복하기 어려운 심리 편향은

챗GPT의 질문입니다. 당신은 의사결정을 할 때 심리 편향에 빠지면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당신 경험상 가장 극복하기 어려운 편향은 무엇이며 어떤 방법으로 대응하나요?

멍거   잘못된 판단을 부르는 요소를 하나 지적한다면 이른바 부인(否認)입니다. 매우 불쾌한 일이 발생하면 사람들은 그 일이 실제로 발생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면서 자신을 속입니다. 이미 발생한 변화를 부인하면서 과거 방식대로 계속 돈을 지출하면 일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으므로 사업이 엄청난 타격을 받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