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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의 주주서한 2023] 위대한 설계자 찰리 멍거

2024년 2월 24일 발표한 워런 버핏의 주주서한(버크셔 해서웨이 2023년 연차보고서) 번역본입니다. 원문은 버크셔 해서웨이 홈페이지(www.berkshirehathaway.com/letters/letters.html)에 공개되어 있습니다. ― 버핏클럽


찰리 멍거 – 버크셔 해서웨이를 설계한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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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리 멍거는 100번째 생일을 불과 33일 앞둔 11월 28일 세상을 떠났습니다.

찰리는 오마하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인생의 80%를 다른 지역에서 거주했습니다. 그래서 35세였던 1959년이 되어서야 나를 처음 만났습니다. 1962년에 그는 자산운용업을 하기로 했습니다.

3년 뒤 찰리는 버크셔의 경영권을 인수한 나의 결정이 멍청했다고 말했습니다. 옳은 말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미 결정된 일이므로 나의 실수를 바로잡는 방법을 알려주겠다고 장담했습니다.

버크셔를 인수한 회사는 당시 내가 경영하던 자그마한 투자조합이었는데, 찰리의 가족은 한 푼도 투자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게다가 이후 찰리가 버크셔 주식을 한 주라도 보유하게 되리라고는 우리 둘 다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도 1965년 찰리는 내게 조언했습니다. “워런, 이제부터 버크셔 같은 회사는 인수하지 말게. 그러나 이제 버크셔 경영권을 인수했으니까 앞으로는 적당한 기업을 훌륭한(싼) 가격에 인수하지 말고, 훌륭한 기업을 적당한 가격에 인수하여 자회사를 늘리게. 다시 말해서 자네의 영웅 벤저민 그레이엄에게 배운 것은 모두 잊어버리게. 그레이엄의 방식은 소규모로 투자할 때만 통한다네.” 낡은 습관에 젖어 있던 나는 이후 찰리의 지시를 따랐습니다.

여러 해 지나 찰리는 나의 동업자가 되어 버크셔를 경영하면서, 나의 낡은 습관이 도질 때마다 경종을 울려주었습니다. 찰리는 죽는 날까지 이 역할을 지속했고, 덕분에 초기 투자자들과 함께 찰리와 나는 지금까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큰 부자가 되었습니다.

실제로 찰리는 현재의 버크셔를 그려낸 ‘설계자’였고, 나는 그의 비전을 날마다 실행에 옮긴 ‘시공자’였습니다.

찰리는 설계자로 활동한 공적을 인정받으려 하지 않고 대신 내가 인사와 칭찬을 받게 했습니다. 찰리는 나에게 형이자 다정한 아버지였습니다. 그는 자신의 판단이 옳은 줄 알면서도 결정권을 내게 주었으며, 내가 실수를 저질러도 절대로 나를 탓하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세상에 위대한 건축물이 세워지면 설계자의 이름은 남아도, 콘크리트를 붓거나 창문을 만든 시공자의 이름은 곧바로 잊힙니다. 버크셔는 위대한 기업이 되었습니다. 나는 오랜 기간 버크셔의 건설을 맡은 시공자이고, 찰리는 영원히 공적을 인정받아 마땅한 설계자입니다.



버크셔 해서웨이(주)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 귀하:


버크셔는 주주들의 계좌가 300만이 넘습니다. 나는 다양하면서도 늘 바뀌며 버크셔에 관해서 더 알고자 하는 우리 주주들에게 해마다 서한을 작성하고 있습니다.

수십 년 동안 버크셔를 함께 경영한 동업자 찰리 멍거 역시 서한 작성을 중시했으므로, 올해도 예년처럼 내가 서한을 작성하리라 기대할 것입니다. 버크셔 주주들에 대한 책임에 대해서는 찰리와 나의 생각이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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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저자들은 대상 독자를 미리 생각해두는데, 흔히 일반 대중을 독자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버크셔가 생각하는 대상 독자는 더 제한적입니다. 되팔 생각 없이 버크셔를 믿고 돈을 맡기는 투자자들입니다(남는 돈으로 복권이나 인기 주식을 매수하는 사람들보다는 농장이나 임대 부동산을 사려고 저축하는 사람들과 비슷합니다).

그동안 버크셔에는 그런 ‘평생’ 주주들과 그 상속인들이 이례적으로 많이 증가했습니다. 우리는 그런 주주들을 소중히 여기므로 그런 주주들이야말로 해마다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을 모두 들을 자격이 있다고 믿습니다. 그것도 항상 낙관론과 달콤한 말만 하는 홍보 담당자나 커뮤니케이션 전문가가 아니라 CEO에게서 직접 들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버크셔가 원하는 이상적인 주주의 모습을 그리자면, 내게 완벽한 모델은 내 누이 버티(Bertie)입니다. 버티를 소개하겠습니다.

버티는 똑똑하고 지혜로우며 내 생각에 도전하길 좋아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큰 소리로 다투거나 반목한 적은 없으며, 앞으로도 절대 없을 것입니다.

게다가 버티는 물론 세 딸도 버크셔 주식을 대량으로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수십 년째 보유 중이며, 버티는 해마다 내 서한을 읽을 것입니다. 내가 하는 일은 그녀의 질문을 예상해서 솔직하게 대답하는 것입니다.

여러분 대다수처럼 버티도 다양한 회계 용어를 알지만, 공인회계사 시험을 치를 정도는 아닙니다. 그녀는 매일 신문 4종을 읽으면서 경제 흐름을 파악하지만, 자신이 경제 전문가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녀는 (매우) 현명해서 전문가들을 항상 무시해야 한다는 사실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내일 상승할 종목을 확실하게 예측할 수 있다면, 자신의 소중한 통찰을 무료로 공개하여 사람들이 경쟁적으로 매수하게 할까요? 이는 금을 발견하고 나서 금의 위치가 표시된 지도를 이웃 사람들에게 건네주는 것과 같습니다.

버티는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인센티브의 위력과 인간의 약점을 이해하고 있으며, 인간의 행동을 관찰하면 파악할 수 있는 ‘단서’들도 알고 있습니다. 그녀는 누가 ‘약을 파는’ 사람이고 누가 믿을 만한 사람인지 압니다. 간단히 말해서 그녀는 누구에게도 호구가 아닙니다.

그러면 올해 버티의 관심사는 무엇일까요?

영업 실적, 사실과 허구

먼저 숫자부터 살펴봅시다. 공식 연차보고서는 분량이 K-1로 시작해서 124페이지에 이릅니다. 이 보고서에는 방대한 정보가 들어 있는데, 중요한 정보도 있고 사소한 정보도 있습니다.

주주 중에는 경제 부문 기자들처럼 K-72페이지에 주목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여기에는 ‘순이익(순손실)’이라는 이른바 ‘최종 실적’이 나옵니다. 이 숫자가 2021년에는 900억 달러, 2022년에는 –230억 달러, 2023년에는 960억 달러였습니다.

도대체 왜 이렇게 변덕스러울까요?

안내에 따르면 이 ‘순이익’은 근면하고 헌신적인 SEC의 위임을 받아 진지한 적격 기관인 재무회계기준위원회(Financial Accounting Standards Board: FASB)가 발표한 산출 과정을 따랐으며, 세계 최상급 회계법인 딜로이트(Deloitte & Touche: D&T)의 감사를 받았습니다. K-67페이지에서 딜로이트는 주저 없이 밝힙니다. “우리 의견으로는 2023년 12월 31일로 종료되는 3개년 재무제표가 (…) 회사의 재무 상태와 (…) 영업 실적을 모든 중요성의 관점에서 공정하게 표시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신성해진 백해무익한 ‘순이익’ 숫자는 인터넷과 대중 매체를 통해서 전 세계로 신속하게 전달됩니다. 이제 관계자들 모두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법적으로는 자신의 역할을 다했습니다.

그래도 우리 마음은 여전히 불편합니다. 버크셔의 관점에서 보면 ‘이익’은 버티에게 합리적인 개념이 되어야 합니다.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 출발점으로나마 버티에게 어느 정도 유용해야 합니다. 그래서 버크셔는 버티와 여러분에게 이른바 ‘영업이익’도 보고합니다. 영업이익이 2021년에는 276억 달러, 2022년에는 309억 달러, 2023년에는 374억 달러였습니다.

필수 공개 실적(순이익)과 버크셔가 선호하는 실적(영업이익)의 주된 차이는 우리가 하루 50억 달러가 넘어가기도 하는 미실현 자본 손익을 제외한다는 점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우리가 선호하는 영업이익이 2018년까지는 거의 원칙이었다가 이른바 ‘개선’이 의무화되었습니다. 수 세기 전 갈릴레오의 경험을 돌아보면, 상부의 명령에 쓸데없이 참견해서는 안 되겠지요. 그러나 버크셔는 고집을 부리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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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이득은 확실히 중요합니다. 향후 수십 년 동안 자본이득은 버크셔의 가치 증대에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될 것입니다. 자본이득이 중요하지 않다면 우리가 왜 여러분(과 버티)의 막대한 자금을 유가증권에 투자하겠습니까? 게다가 나는 평생 내 돈도 줄곧 유가증권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나는 처음으로 주식을 매수한 1942년 3월 11일 이후 재산 대부분을 항상 미국 주식으로 보유했습니다. 지금까지는 순조로웠습니다. 내가 ‘방아쇠를 당긴’ 1942년 그 운명의 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가 100 밑으로 내려갔습니다. 학교 수업이 끝나던 시점에 내 주식은 약 5달러 하락했습니다. 그러나 곧 상황이 호전되었고 이제는 다우존스지수가 약 3만 8,000에 이릅니다. 미국은 투자자들에게 훌륭한 나라였습니다. 투자자들은 누구의 말에도 귀 기울이지 않고 가만 앉아 있는 것으로 충분했습니다.

그러나 주가의 일간 변동이나 심지어 연간 변동을 반영한 ‘이익’을 바탕으로 버크셔의 투자 가치를 판단하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일입니다. 벤저민 그레이엄이 내게 가르쳐준 바에 따르면 “시장이 단기적으로는 인기도를 가늠하는 투표소와 같지만, 장기적으로는 실체를 측정하는 저울과 같습니다.”

우리가 하는 일

버크셔의 목표는 단순합니다. 우리는 근본적으로 경제성이 좋아서 영속하는 기업을 전부 또는 일부 보유하고자 합니다. 자본주의 체제에는 매우 장기간 번영하는 기업도 있고 갑자기 무너지는 기업도 있습니다. 어느 기업이 승자나 패자가 될지 예측하기는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그 답을 안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대개 망상에 빠진 사람이거나 허풍쟁이입니다.

버크셔는 추가 자본을 투입해서 미래에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희귀한 기업을 특히 선호합니다. 이런 기업을 하나만이라도 계속 보유하고 있으면 엄청난 돈을 벌 수 있습니다. 때로는 심지어 상속인조차 평생 놀고먹을 정도로 돈을 벌 수 있습니다.

또한 우리는 이런 기업을 유능하고 믿을 만한 경영자에게 맡기고자 합니다. 그러나 이를 판단하기는 더 어려워서 버크셔도 실망하게 된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1863년 미국의 첫 번째 감사관 휴 매컬러(Hugh McCulloch)는 모든 국법 은행(연방 정부의 인가를 받은 상업 은행)에 서한을 보냈습니다. 그의 지시에는 이런 경고가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자신은 속지 않으리라는 생각으로 악당과 거래해서는 절대 안 됩니다.” 이 경고를 따르지 않은 은행들은 매컬러의 조언으로부터 교훈을 얻었습니다. 나 역시 교훈을 얻었습니다. 사람을 파악하기는 그다지 쉽지 않습니다. 성실하고 공감하는 사람으로 가장하기는 쉽습니다. 1863년에 그랬듯이 지금도 그렇습니다.

오래전부터 우리의 목표는 두 가지 조건(유능하고 믿을 만한 경영자)을 충족하는 기업을 인수하는 것이었습니다. 때로는 이런 후보 기업이 넘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나는 과거에도 이런 기업을 놓친 적이 많고, 앞으로도 놓치는 사례가 항상 있을 것입니다.

좋은 시절은 이미 오래전에 지나갔습니다. 기업 인수 경쟁도 치열해졌지만, 우리 규모가 너무 커졌습니다.

이제 버크셔는 일반회계원칙(GAAP) 기준으로 미국 기업 중 (압도적으로) 순자산 최대 기업이 되었습니다. 기록적인 영업이익과 강세장 덕분에 연말 순자산이 5,610억 달러에 이르렀습니다. 2022년 나머지 (미국을 대표하는) 499개 S&P 기업들의 GAAP 순자산 합계는 8.9조 달러였습니다. (S&P 기업들의 2023년 순자산은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9.5조 달러를 크게 넘어가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제 버크셔의 순자산은 S&P500 기업 전체 순자산의 6%에 육박합니다. 예컨대 5년 안에 우리 순자산을 두 배로 늘리기는 불가능합니다. 이는 특히 우리가 주식 발행을 매우 꺼리기 때문입니다(주식을 발행하면 곧바로 순자산이 증가합니다).

버크셔의 실적을 확실히 높여줄 수 있는 미국 기업은 이제 소수에 불과하며, 그런 기업을 우리와 경쟁자들이 지금까지 끊임없이 인수했습니다. 그런 기업 중에는 우리가 가치를 평가할 수 있는 기업도 있고, 평가하지 못하는 기업도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평가할 수 있더라도 가격이 매력적이어야 합니다. 반면 외국에는 자본을 배분해서 버크셔의 실적을 확실히 높일 만한 후보 기업이 근본적으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대체로 보면 우리는 깜짝 놀랄 만한 실적을 낼 가능성이 없습니다.

그래도 버크셔 경영은 대부분이 재미있고 항상 흥미롭습니다. 긍정적인 면으로서 우리가 59년 동안 지분 전부나 일부를 인수한 기업들을 가중평균해서 평가하면, 대부분 미국 대기업보다 전망이 다소 밝습니다. 그리고 행운과 용기 덕분에 수많은 결정 과정을 거쳐 대박 기업도 몇 개 나왔습니다. 이제는 이직을 전혀 고려하지 않으며 65세 나이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장기 복무 경영자 집단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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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례적인 일관성과 명확한 목적도 버크셔에 유익합니다. 우리는 종업원, 지역사회, 공급업체를 우대한다고 강조하지만(어느 기업이나 그렇게 말하지요) 우리는 항상 미국과 우리 주주들에게 충성합니다. 여러분의 돈이 우리 돈과 섞여 있지만 그 돈이 우리 것이 아님을 우리는 명심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현재 우리가 보유한 기업들을 고려하면 버크셔의 실적은 미국 기업 평균보다 다소 좋을 것입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점은 영구적 원금 손실 위험이 훨씬 작다는 것입니다. 실적이 ‘다소 좋은’ 수준을 넘어서길 바란다면 그것은 희망 사항에 불과합니다. 버티가 버크셔에 전 재산을 투자하던 시점에는 그렇지 않았지만 지금은 희망 사항에 불과합니다.

이제 비밀도 아닌 우리 무기

간혹 시장이나 경제 요인에 의해서 우량 대기업의 주식과 채권 가격이 현저하게 잘못 매겨지기도 합니다. 실제로 시장은 갑자기 작동을 멈추거나 심지어 사라지기도 합니다. 1914년에는 4개월 동안 작동을 멈추었고 2001년에는 며칠 동안 멈추었습니다. 이제는 미국 투자자들이 과거보다 더 차분해졌다고 믿는다면 2008년 9월을 돌이켜보십시오. 신속한 의사소통과 경이로운 기술 덕분에 전 세계가 즉시 마비될 수 있으며, 신호는 이미 오래전부터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즉각적인 마비 현상이 자주 발생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발생할 것입니다.

실적이 확실하고 자금력이 막강한 버크셔는 시장 마비 현상에 즉시 대응할 수 있으므로 가끔 커다란 기회를 맞이하게 됩니다. 주식시장이 버크셔 초창기보다 훨씬 커지긴 했지만, 오늘날 적극적인 투자자들이 내 학창 시절 투자자들보다 정서가 더 안정적이지도 않고 교육 수준이 더 높지도 않습니다. 어떤 이유에서든 현재 시장은 내 젊은 시절보다 훨씬 더 카지노 같은 모습을 보입니다. 이제는 가정에 자리 잡은 카지노가 매일 투자자들을 유혹합니다.

투자자들은 한 가지 사실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됩니다. 월스트리트는 고객들이 돈 벌기를 바랄지 몰라도, 실제로는 고객들의 과도한 매매 활동을 유발합니다. 이때 월스트리트는 온갖 어리석은 아이디어를 활발하게 전파합니다. 월스트리트에서 모두는 아니더라도 누군가는 항상 그런 행동을 합니다.

가끔은 추잡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그러면 정치인들은 격분하지만, 가장 극악한 범인들은 처벌도 받지 않은 채 부자가 되어 사라집니다. 손실을 본 주변 친구는 당황하며 원한을 품기도 합니다. 그는 돈 때문에 도덕이 땅에 떨어졌음을 알게 됩니다.

버크셔에는 지금까지 바뀌지 않았고 앞으로도 바뀌지 않을 투자 원칙이 하나 있습니다. 영구적 원금 손실 위험을 절대 떠안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미국에 부는 순풍과 복리의 위력 덕분에 평생 훌륭한 결정을 두 번 내리고 심각한 실수를 저지르지 않으면 지금까지 미국 시장은 큰돈을 벌게 해주었고 앞으로도 큰돈을 벌게 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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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크셔는 지금까지 경험한 것보다 더 큰 금융위기에도 대응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이 능력은 우리가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간혹 그랬듯이 금융위기가 발생하면 버크셔의 목표는 (2008~2009년에 미력이나마 힘을 보탰듯이) 미국의 자산으로서 역할을 담당하는 것입니다. 즉 부주의 등으로 금융위기에 불을 붙이는 기업이 아니라 그 불을 진화하는 기업이 되는 것입니다.

우리 목표는 현실적입니다. 버크셔의 힘은 이자 비용, 세금, 상당한 감가상각비와 상각비를 차감하고서도 나이아가라 폭포처럼 쏟아지는 다양한 이익에서 나옵니다(버크셔에서 ‘에비타(EBITDA)’는 금지된 척도입니다). 아울러 세계 경기가 장기간 침체에 빠져 미국 경제가 거의 마비되는 상황에서도 우리 영업에는 현금이 거의 필요하지 않습니다.

현재 버크셔는 배당을 지급하지 않고 있으며 자사주 매입은 100% 임의로 결정합니다. 매년 만기가 도래하는 부채는 절대 큰 금액이 아닙니다.

버크셔는 일반 통념상 필요한 규모를 훨씬 초과하는 현금과 미국 단기 국채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 기간에도 버크셔는 영업을 통해서 충분한 현금을 창출했으므로 기업어음이나 은행 대출, 채권시장에 어떤 방식으로도 의존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금융위기 발생 시점을 예측한 것이 아니라 항상 대비하고 있었습니다.

지극히 보수적인 재무정책이 주주 여러분께 드리는 버크셔의 약속입니다. 이런 정책은 아마 대부분 기간에 필요 없었던 것으로 밝혀질 것입니다. 요새처럼 튼튼한 내화성 건물인데도 화재보험에 가입하는 것처럼 말이지요. 그래도 우리는 버티처럼 버크셔를 믿고 돈을 맡긴 주주들에게 (장기간 평가 손실이 발생하는 것은 피할 수 없지만) 영구적 손실은 안기고 싶지 않습니다.

버크셔는 철옹성입니다.

마음 편하게 보유 중인 투자회사

작년에는 버크셔가 일부 지분을 장기간 보유 중인 코카콜라와 아메리칸익스프레스에 대해서 언급했습니다. 두 회사에 대한 투자 규모는 애플만큼 크지는 않아서, 버크셔의 GAAP 순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5%에 불과합니다. 그래도 중요한 자산이므로 우리의 생각을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아메리칸익스프레스는 1850년에 영업을 시작했고 코카콜라는 1886년 애틀랜타의 한 약국에서 출시되었습니다. (버크셔는 신생 기업에는 큰 관심이 없습니다.) 그동안 두 회사 모두 새로운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려 했지만 둘 다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과거에는 둘 다 경영을 잘못한 적도 있습니다.

그러나 기초사업에서는 상황에 따라 구조를 변경하면서 둘 다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결정적인 사실은 이들의 제품이 “다른 나라에서도 팔렸다(traveled)”는 점입니다. 코크(Coke)와 아멕스(AMEX) 둘 다 그들의 제품처럼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름이 되었고, 음료와 굳건한 신뢰는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이 세계의 필수품이 되었습니다.

2023년에 우리는 코크와 아멕스를 단 한 주도 매수하거나 매도하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매매를 중단하고 립 밴 윙클(Rip Van Winkle)처럼 잠을 잔 기간은 이제 20년이 훨씬 넘어갑니다. 작년에도 두 회사 모두 이익과 배당을 증가해 잠만 잔 우리에게 보답했습니다. 실제로 2023년 아멕스가 벌어들인 이익 중 우리 몫은 오래전 취득원가인 13억 달러보다도 훨씬 많았습니다.

2024년에도 코크와 아멕스의 배당은 거의 틀림없이 증가할 것이며(2023년 아멕스의 배당은 약 16% 증가), 우리는 1년 내내 보유 주식을 거의 틀림없이 건드리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가 회사를 만들면 세계 시장에서 두 회사보다 더 좋은 실적을 낼 수 있을까요? 버티라면 “절대 불가능해”라고 말할 것입니다.

2023년에는 두 회사의 주식을 매수하지 않았는데도, 버크셔의 자사주 매입 덕분에 두 회사에 대한 여러분의 간접 지분은 다소 증가했습니다. 이렇게 자사주를 매입하면 버크셔가 보유한 모든 자산에 대한 여러분의 지분이 증가합니다. 이 명백하지만 자주 간과되는 사실에 늘 하던 경고를 덧붙입니다. 자사주 매입의 기준은 반드시 주가가 되어야 합니다. 자사주를 내재가치보다 낮은 가격에 매입하면 합리적이지만, 내재가치보다 높은 가격에 매입하면 어리석은 일이 됩니다.

코크와 아멕스가 주는 교훈은 무엇일까요? 정말로 훌륭한 기업을 발견하면 계속 보유하라는 것입니다. 인내심은 보답받습니다. 훌륭한 기업 하나만 보유해도 신통치 않았던 여러 결정을 상쇄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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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우리가 무기한 보유할 것으로 예상되는 다른 두 투자회사에 대해서 설명하겠습니다. 코크와 아멕스처럼 이 두 회사도 우리 순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아주 크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둘 다 가치 있는 회사이며, 2023년에 둘 다 지분을 증가시킬 수 있었습니다.

연말 기준 버크셔가 보유한 옥시덴탈 페트롤리움(Occidental Petroleum) 보통주 지분은 27.8%이며, 5년 넘게 보유 중인 워런트로 우리는 고정 가격에 이 지분을 대폭 높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 지분이 매우 마음에 들지만 옥시덴탈의 인수나 경영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특히 옥시덴탈이 미국에서 막대한 석유와 가스를 확보했다는 점이 좋으며, 경제적 타당성은 아직 입증되지는 않았지만 탄소 포집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듭니다. 두 사업 모두 우리 국익에 크게 보탬이 됩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미국은 외국 석유에 대한 의존도가 우려스러울 정도로 높았고, 단소 포집 기술에 대한 지지도는 낮았습니다. 1975년 미국에서 생산된 일당 석유환산배럴(barrels of oil-equivalent per day: BOEPD)은 800만으로서 국내 수요량보다 훨씬 부족한 수준이었습니다.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 기간에는 에너지 분야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지만, 이후에는 (불안정해질 수 있는) 외국의 석유 공급에 크게 의존하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향후 석유 사용은 더 증가하고 석유 생산은 더 감소할 전망이었습니다.

이 비관적 전망은 오랜 기간 적중하는 듯했고, 2007년에는 생산된 일당 석유환산배럴이 500만까지 감소했습니다. 한편 1975년 미국 정부는 석유의 외국 의존도 심화 문제를 완화하려고 전략비축유(Strategic Petroleum Reserve: SPR)를 저장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중 2011년 기쁘게도 셰일 석유 생산이 경제성을 갖추게 되었고, 미국은 마침내 석유를 외국에 의존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제 미국에서 생산하는 일당 석유환산배럴은 1,300만을 넘어섰고,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석유 시장에서 주도권을 상실했습니다. 현재 옥시덴탈이 매년 미국에서 생산하는 석유의 양은 전략비축유 전체 재고량에 육박합니다. 지금도 국내 생산량이 일당 석유환산배럴 500만에 머물렀다면 미국은 외국 의존도가 엄청나게 높아져서 매우 불안한 상태가 되었을 것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외국으로부터 석유 수입이 중단되었다면 수개월 안에 전략비축유가 바닥났을 것입니다.

비키 홀럽(Vicki Hollub)이 이끄는 옥시덴탈은 미국과 주주들 양쪽에 옳은 일을 하고 있습니다. 다음 달, 내년, 10년 후 유가가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러나 비키는 암석에서 석유를 추출하는 방법을 알고 있습니다. 이는 미국과 주주들에게 가치가 큰 대단한 재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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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우리는 버크셔처럼 매우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는 5개 일본 대기업에 장기간 단순 투자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작년 그레그 에이블과 내가 도쿄에 가서 경영자들과 면담하고 나서 우리는 5개 회사의 지분을 확대했습니다.

이제 5개 회사 각각에 대한 버크셔의 지분은 약 9%입니다. (사소한 문제이지만, 일본 기업들이 유통주식수를 계산하는 방식은 미국 관행과 다릅니다.) 버크셔는 5개 회사 각각에 지분을 9.9% 넘게 보유하지 않겠다는 약속도 했습니다. 우리의 5개 회사 지분 취득원가 합계액은 1.6조 엔이고, 5개 회사의 연말 시장 평가액은 2.9조 엔이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동안 엔화가 약세여서 연말 달러 기준 우리의 미실현 이익은 61%에 해당하는 80억 달러였습니다.

주요 통화의 환율은 그레그도 나도 예측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환율 예측 능력을 갖춘 사람을 고용할 수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버크셔는 채권을 1.3조 엔 발행해 5개 기업 투자 자금 대부분을 조달했습니다. 이 채권은 일본에서 매우 순조롭게 소화되었습니다. 내가 알기로 버크셔가 발행한 엔화 표시 채권이 미국 기업 중 최대 규모였습니다. 엔화 약세 덕분에 연말까지 버크셔에 발생한 이익은 19억 달러였는데, 이 금액은 GAAP에 따라 2020~2023년에 걸쳐 이익으로 인식되었습니다.

주요 측면에서 이들 5개 기업[이토추(Itochu), 마루베니(Marubeni), 미쓰비시(Mitsubishi), 미쓰이(Mitsui), 스미토모(Sumitomo)]은 모두 미국의 관행보다 훨씬 우수한 주주 친화적 정책을 펴고 있습니다. 우리가 일본 주식 매수를 시작한 이후 5개 기업 모두 ‘매력적인 가격’에 자사주를 매입하여 유통주식수를 축소했습니다.

한편 5개 기업의 경영진은 전형적인 미국 경영진보다 자신의 보상에 대해 훨씬 덜 적극적이었습니다. 그리고 5개 기업 모두 배당으로 지급한 금액은 이익의 약 3분의 1에 불과했습니다. 5개 기업 모두 유보액 중 큰 금액을 다양한 사업 개발에 사용했고 그다음으로 자사주 매입에 사용했습니다. 이들은 버크셔처럼 주식 발행을 꺼립니다.

버크셔가 투자로부터 얻는 추가 혜택은 경영이 훌륭하고 높이 평가받는 5개 기업과 세계 시장에서 동업할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들은 관심 범위가 우리보다 훨씬 넓습니다. 그리고 일본 CEO들은 버크셔가 동업에 즉시 투입할 수 있는 막대한 유동성을 항상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에 안심할 것입니다.

우리가 일본 주식 매수를 시작한 시점은 2019년 7월 4일입니다. 현재 버크셔의 규모를 고려하면, 공개시장 매수를 통한 포지션 구축에는 큰 인내심이 필요하며 주가도 장기간 우호적이어야 합니다. 이는 전함의 방향을 전환하는 과정과 같습니다. 버크셔 설립 초기에는 경험하지 않았던 중대한 불이익입니다.

2023년 실적

우리는 분기마다 아래와 비슷한 방식으로 영업이익(손실)을 요약한 보도 자료를 발표합니다. 아래는 1년 실적 집계입니다.

(단위: 100만 달러)

2023년 5월 6일 버크셔 주주총회에서 나는 그날 아침 일찍 발표된 1분기 실적을 설명했습니다. 이어서 1년 실적 전망을 다음과 같이 요약했습니다. (1) 대부분 비보험사업의 2023년 이익은 감소할 것입니다. (2) 그러나 2022년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합해서 30%를 초과했던 2대 비보험사 BNSF와 버크셔 해서웨이 에너지(BHE)의 괜찮은 실적 덕분에 그 감소 폭은 축소될 것입니다. (3) 우리 투자 소득은 틀림없이 대폭 증가할 것입니다. 버크셔가 보유한 막대한 미국 단기 국채에서 마침내 전보다 훨씬 많은 소득이 나오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4) 보험사업은 실적이 좋을 것입니다. 보험영업은 다른 경제 부문의 실적과 상관관계가 없으며, 손해보험의 보험료가 상승했기 때문입니다.

보험사업에서는 실적이 예상대로 나왔습니다. 그러나 BNSF와 BHE의 실적은 내 예상을 벗어났습니다. 둘을 살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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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는 미국 경제의 미래에 지극히 중요합니다. 원가, 연료 사용량, 탄소 농도를 기준으로 평가하면 철도는 무거운 물자의 장거리 운송에 확실히 가장 효율적인 수단입니다. 단거리 운송에는 트럭이 더 효율적이지만, 미국인들에게 필요한 상품 다수는 수백 마일, 심지어 수천 마일 떨어진 고객들에게 운송되어야 합니다. 미국은 철도 없이는 돌아갈 수가 없으며 철도사업에는 항상 막대한 자본이 필요합니다. 실제로 철도사업에는 대부분 미국 기업보다 훨씬 많은 자본이 소모됩니다.

BNSF는 북미를 뒤덮은 6대 철도 시스템 중 규모가 가장 큽니다. 우리 철도는 본선 철로 2만 3,759마일, 터널 99개, 교량 1만 3,495개, 기관차 7,521대, 기타 다양한 고정자산 700억 달러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내가 추측하기에 이들 자산을 대체하려면 적어도 5,000억 달러가 들어가고 기간은 수십 년이 걸릴 것입니다.

BNSF는 사업을 단지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매년 감가상각비보다 많은 비용을 지출해야 합니다. 이는 어떤 산업이든 주주들에게 심각한 현실적 문제이지만 특히 자본 집약적 산업에서 불리한 점입니다.

BNSF는 14년 전 우리가 인수한 이후 GAAP 감가상각비를 초과해서 지출한 비용 합계가 무려 220억 달러로서, 연간 지출액이 15억 달러를 넘어갑니다. 맙소사! 이는 BNSF가 주기적으로 부채를 증가시키지 않는 한, 버크셔와 주주들에게 지급하는 배당이 항상 보고이익보다 훨씬 적을 수밖에 없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부채를 증가시킬 생각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버크셔가 받는 배당이 인수 가격 기준으로는 다소 아쉽긴 해도 괜찮은 수준이고, 자산의 대체가치 기준으로는 푼돈에 불과합니다. 이는 나와 버크셔 이사회에 놀랄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2010년 우리는 BNSF를 대체가치의 극히 일부만 지불하고 인수할 수 있었습니다.

북미 철도 시스템은 막대한 석탄, 곡물, 자동차, 수출입 제품 등을 편도(片道)로 장거리 운송합니다. 그러나 귀로(歸路)에서는 수익 부족 문제가 자주 발생합니다. 가혹한 날씨 탓에 철도, 교량, 장비 사용이 어려워질 때도 많습니다. 홍수 때문에 악몽 같은 일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이들 모두 놀랄 일이 아닙니다. 나는 항상 안락한 사무실에 앉아서 지내지만 철도회사 종업원 다수는 고되고 위험한 야외 환경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철도사업처럼 어렵고 때로는 외로운 환경에서 일하려는 미국인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습니다. 3억 3,500만 미국인 중에는 절망이나 정신장애 탓에 철도에 누워 자살을 선택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100량으로 구성된 열차는 육중한 무게 탓에 멈추려면 1마일 이상이 필요합니다. 당신이라면 그런 곤경에 빠진 기관사가 되고 싶겠습니까? 북미에서는 이런 충격적 사건이 매일 한 번씩 발생하고 유럽에서는 훨씬 더 자주 발생합니다.

철도산업에서는 임금 협상을 결국 대통령과 의회가 맡게 될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미국 철도회사들은 원치 않아도 매일 위험한 제품들을 운송해야 합니다. ‘공공운송인(common carrier)’이라는 용어에서도 철도회사의 책임이 드러납니다.

작년 BNSF는 매출이 감소했고 이익은 예상보다 더 감소했습니다. 연료비는 감소했지만, 정부에서 발표한 임금 인상률은 미국 인플레이션 목표보다 훨씬 높았습니다. 향후에도 이런 현상은 다시 발생할 수 있습니다.

BNSF는 운송량과 자본적 지출이 북미의 다른 5개 철도회사보다 많은데도, 회사 인수 이후 이익률은 5개 회사보다 악화했습니다. 나는 우리 서비스 지역이 가장 넓으므로 우리 이익률은 개선될 수 있고 개선되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나는 겨울 날씨가 혹독한 노스다코타와 몬태나에서도 BNSF가 경제 동맥 유지에 기여한다는 사실에 특히 자부심을 느낍니다. 철도는 운행하는 동안에는 그다지 주목받지 못하지만, 운행을 멈추면 즉시 미국 전역에서 주목받게 됩니다.

100년 후에도 BNSF는 미국과 버크셔의 주요 자산으로 유지될 것입니다. 이 말은 믿어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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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실적이 더 실망스러웠던 자회사는 BHE입니다. 방대한 가스 파이프라인은 물론 대형 전력회사들의 실적도 대부분 예상 수준이었습니다. 그러나 몇몇 주에서는 규제 당국의 태도가 바뀌면서 수익성 악화나 심지어 파산 우려마저 나오고 있습니다(실제로 캘리포니아 최대 전력회사가 파산했고 현재 하와이에서도 그런 조짐이 보입니다). 공익사업이 한때는 미국에서 가장 안정적인 사업으로 인정받았지만, 이런 지역에서는 이익을 예측하기도 어렵고 자산 가치를 평가하기도 어렵습니다.

모든 주가 확정된 자기자본이익률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으므로(간혹 실적이 우수하면 보너스도 제공), 100여 년 전부터 전력회사들은 막대한 자금을 조달해서 사업 규모를 확장했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전력회사들은 완공에 수년이 걸리는 설비에도 막대한 자금을 투자했습니다. 발전 및 송전 설비 건설에는 대개 여러 해가 걸리므로 규제 당국도 미래 지향적인 정책을 유지했습니다. 서부의 여러 주를 포괄하는 BHE의 광범위 송전 프로젝트는 2006년에 시작되었으며 완공까지 수년이 남았습니다. 그리고 완공되면 미국 면적의 30%를 차지하는 지역에 전력을 공급하게 됩니다.

이렇게 미래 지향적인 정책이 유지되었으므로, 인구 증가율이나 산업의 수요가 예상을 초과해도 민간 전력회사와 공공 전력회사 모두 계속 전력을 공급했습니다. 이 ‘안전마진’ 방식은 규제 당국, 투자자, 대중에게 합리적으로 보였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몇몇 주에서 확정된 자기자본이익률을 제공하겠다던 약속을 파기했고, 투자자들은 이런 파기가 확산할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도 투자자들의 우려 사항입니다. 이제는 지하 송전 방식이 의무화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수십 년 전이라면 지하 송전선 건설에 들어가는 엄청난 비용을 과연 누가 감당하려 했을까요?

버크셔는 지금까지 발생한 손실액 추정치를 산출했습니다. 비용은 더 강하게 더 자주 발생한 산불 때문에 발생했으며, 대류성 폭풍이 더 자주 발생하면 비용은 계속 증가할 것입니다.

산불로 인한 BHE의 최종 손실액이 집계되어 향후 취약한 여러 서부 주에 대한 투자가 과연 바람직한지를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으려면 여러 해가 지나야 할 것입니다. 다른 지역의 규제 환경이 바뀔지도 지켜보아야 합니다.

다른 전력회사들도 퍼시픽가스 앤드 일렉트릭(Pacific Gas and Electric)이나 하와이안 일렉트릭(Hawaiian Electric)과 비슷한 생존 문제에 직면할지도 모릅니다. 현재 발생한 문제 때문에 몰수가 이루어진다면 이는 확실히 BHE에 부정적이지만, 그래도 두 회사와 버크셔는 뜻밖의 악재가 발생해도 생존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이는 우리 보험사업에서 자주 발생하는 일입니다. 우리 기본 상품은 위험 인수이고, 항상 어딘가에서는 위험을 인수하니까요. 버크셔는 뜻밖의 손실이 발생해도 생존할 수 있지만, 다 알면서도 이미 많이 낭비한 곳에 돈을 더 쓰지는 않을 것입니다.

버크셔의 사례가 어떻게 되든, 최종 결과는 전력산업에 나쁜 징조가 될 수 있습니다. 일부 전력회사는 더는 투자를 받지 못해서 어쩔 수 없이 공영 전력회사로 전환될 것입니다. 1930년대에 네브래스카는 이 방식을 선택했으며, 미국 전역에 공영 전력회사가 많이 있습니다. 결국은 유권자, 납세자, 사용자 들이 그 방식을 선택하게 될 것입니다.

사태가 진정되고 나면 미국의 전력 수요와 이에 따른 자본적 지출이 충격적으로 증가할 것입니다. 나는 규제 당국의 수익률 약속 파기를 예상하지 못했고 가능성조차 고려하지 않았으므로, BHE의 두 파트너와 함께 값비싼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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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점에 대한 논의는 이 정도로 해두겠습니다. 작년 우리 보험사업은 실적이 유난히 좋아서 매출, 플로트, 보험영업이익 면에서 신기록을 세웠습니다. 손해보험사업은 버크셔의 번영과 성장을 이끄는 핵심입니다. 지난 57년 동안 우리 보험사업은 규모가 거의 5,000배(1,700만 달러에서 830억 달러로)나 성장했지만, 아직도 성장의 여지가 많습니다.

게다가 우리는 피해야 하는 보험사업과 사람들의 유형에 관해서 (너무도 자주, 그리고 고통스럽게) 많이 배웠습니다. 가장 중요한 교훈은 날씬하든 뚱뚱하든, 남성이든 여성이든, 젊은이든 노인이든, 외국인이든 내국인이든 우리 보험업자가 될 수 있지만, 낙천주의자는 우리 보험업자가 될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낙천주의가 인생에 아무리 바람직한 자질이더라도 말이지요.

손해보험사업에서 나오는 뜻밖의 실적(6개월이나 1년짜리 보험이 만료되고서 수십 년 후에도 나올 수 있습니다)은 거의 모두 나쁜 실적입니다. 보험회계는 이런 현실을 인식하도록 설계되었지만 추정 오류가 엄청나게 커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사기꾼이 관여하면 탐지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갑니다. 버크셔는 미래 손실보상금을 정확하게 추정하려고 항상 노력하지만, (화폐와 ‘법률’ 두 분야에서) 인플레이션은 예측할 수 없는 요소입니다.

우리 보험사업에 관한 이야기는 그동안 매우 자주 했으므로 새로 주주가 된 분들은 18페이지를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여기서는 1986년 아지트 자인이 버크셔에 합류하지 않았다면 우리 모습이 현재와 같지 않으리라는 점만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그 행운의 날이 오기 전까지 (1951년 초에 시작되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가이코와의 놀라운 경험을 제외하면) 나는 우리 보험사업을 일으키려고 분투하면서 황야에서 방황하고 있었습니다.

버크셔에 합류한 이후 아지트가 이룬 성과는 우리 다양한 손해보험사들의 재능 넘치는 경영자들이 뒷받침한 결과이기도 합니다. 이들의 이름과 얼굴은 대부분 언론과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미국 야구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선수들이 야구에 크게 기여한 것처럼 이 경영자들은 버크셔 손해보험사업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버티와 여러분은 비길 데 없는 자금력, 평판, 재능을 갖추고 세계 시장에서 활동하는 놀라운 손해보험사업 일부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끼셔도 좋습니다. 2023년에는 보험사업이 성공했습니다.

오마하에서 무슨 일이?

2024년 5월 4일 버크셔 연례 모임에 오십시오. 이제 버크셔 경영에 주된 책임을 지는 경영자 세 사람이 무대에 섭니다. 이 세 사람의 공통점이 무엇인지 궁금하시죠? 이들은 외모가 전혀 닮지 않았습니다. 더 깊이 파봅시다.

버크셔의 비보험사업을 총괄하는 그레그 에이블은 모든 면에서 내일이라도 버크셔의 CEO가 될 준비를 갖춘 사람입니다. 그는 캐나다에서 태어나고 자랐으며 지금도 하키를 합니다. 그러나 1990년대에는 오마하의 내 집에서 겨우 몇 블록 떨어진 곳에서 6년 동안 살았습니다. 이 기간에 나는 그레그를 한 번도 만나지 못했습니다.

이보다 10여 년 전에는 인도에서 태어나고 자랐으며 교육받은 아지트 자인이 오마하의 내 집에서 약 1마일 떨어진 곳에서 그의 가족과 함께 살았습니다(나는 1958년부터 계속 그곳에서 살았습니다). 아지트와 그의 아내 팅쿠는 오마하에 친구가 많았지만, 30여 년 전에 (재보험 거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뉴욕으로 이사했습니다.

올해 무대에 서지 않는 사람은 찰리입니다. 찰리와 나는 둘 다 5월 모임 때 여러분이 앉을 자리에서 약 2마일 떨어진 곳에서 태어났습니다. 처음 10년 동안 찰리는 버크셔 본사가 오랫동안 있었던 장소에서 약 0.5마일 떨어진 곳에서 살았습니다. 찰리와 나는 둘 다 오마하에서 공립학교에 다니면서 어린 시절을 보냈으므로 그 기억을 잊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훨씬 뒤에야 만났습니다. (놀라운 각주입니다. 찰리는 생전에 미국 대통령 45명 중 15명을 보았습니다. 사람들은 바이든이 46대 대통령이라고 말하지만, 그로버 클리블랜드는 연임한 대통령이 아니라 22대와 24대 대통령이었으므로 중복 계산되었습니다. 미국은 매우 젊은 나라입니다.)

회사 차원에서 보면 버크셔는 1970년 뉴잉글랜드에서 오마하로 이전했습니다. 81년 동안 머물렀던 뉴잉글랜드에 골칫거리들을 남겨두고 오마하의 새집으로 이전해서 꽃을 피웠습니다.

‘오마하 효과’와 관련해서 마지막으로 버티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버티는 오마하의 중산층 주택가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고, 수십 년 후에는 미국의 위대한 투자자 중 하나로 알려졌습니다.

여러분은 버티가 전 재산을 버크셔에 투자하고서 조용히 지냈다고 생각할지 모릅니다. 그러나 사실은 그러지 않았습니다. 1956년 새살림을 시작하고서 버티는 20년 동안 적극적으로 투자했습니다. 채권을 보유하면서 자금의 3분의 1은 상장 뮤추얼펀드에 투자했고 다소 빈번하게 주식을 매매했습니다. 그녀의 잠재력은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1980년 46세가 된 버티는 오빠의 조언도 전혀 듣지 않고 결정을 내렸습니다. 뮤추얼펀드와 버크셔 주식만 보유하면서 이후 43년 동안 매매를 하지 않았습니다. 이 기간에 버티는 자선단체에 거액(수억 달러)을 기부하고서도 큰 부자가 되었습니다.

수백만 미국 투자자들도 버티가 어린 시절 오마하에서 습득한 상식만으로 도달한 추론을 따를 수 있었습니다. 이제 투자를 운에 맡기지 않는 버티는 해마다 5월에는 재충전을 하려고 오마하로 돌아옵니다.

*****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요? 오마하의 물 때문일까요? 오마하의 공기 때문일까요? 자메이카에서는 탁월한 단거리 주자가 나오고, 케냐에서는 마라톤 선수가 나오며, 러시아에서는 체스 전문가가 나오는 것처럼 기묘한 세계적 현상일까요? 언젠가 AI가 이 수수께끼에 답해줄 때까지 기다려야 할까요?

마음의 문을 열어놓으십시오. 5월에 오마하에 와서 공기를 들이마시고, 물도 마시고, 버티와 미모의 딸들에게 인사하십시오. 누가 알겠습니까? 손해 볼 일은 없습니다. 어쨌든 여러분은 친절한 사람들을 많이 만나면서 즐겁게 지내게 될 것입니다.

끝으로 신간인 《Poor Charlie’s Almanack(가난한 찰리의 연감)》 4판이 판매될 예정입니다. 한 권 집으세요. 찰리의 지혜가 내 인생을 개선해주었듯이 여러분의 인생도 개선해줄 것입니다.


2024년 2월 24일                                                       이사회 의장 워런 버핏


버크셔와 S&P500의 실적 비교(연간 변동률)
주: 실적은 역년(曆年: 1월 1일 ~ 12월 31일) 기준. 단, 1965년과 1966년은 9월 30일 결산 기준이고, 1967년은 12월 31일 결산이되 15개월의 실적임.
※ 버핏클럽의 모든 글은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닙니다. 투자 판단에 대한 모든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귀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