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의 13F(Form 13F) 공시 자료를 보면 투자 구루들이 어떤 종목에 얼마나 많이 투자하는지를 낱낱이 알 수 있다. 버크셔 해서웨이가 한국 시각 11월 15일 오전 공시한 2024년 3분기 13F 자료를 분석했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포트폴리오 변동 내역, 신규 매수 종목, 현금 쌓기와 자사주 매입 중단의 속내를 알아보자. ― 버핏클럽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2024년 3분기에도 계속 애플 주식을 매도했다. 2016년에 애플 주식을 매수한 이후 2023년 4분기에 처음으로 매도했지만 규모는 크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들어 1분기와 2분기에 매도 규모와 강도가 증가해 보유량을 절반까지 줄이면서 증시 고점 등 여러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버핏은 3분기에도 애플뿐만 아니라 다른 주식도 대량으로 매도하면서 현금을 쟁여놓은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지난 6년 동안 지속했던 자사주 매입도 중단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워런 버핏은 우리가 모르는 무엇인가를 알고 있을까?(Does Warren Buffett Know Something That We Don’t?)’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투자 거장인 버핏이 일반 투자자는 모르는 무엇인가를 알고 있기 때문에 주식을 매도하고 현금을 쌓아놓는 것이라면서 일반 투자자들이 불안해한다고 보도했다.
2024년 3분기 버크셔 13F 공시 내용 가운데 현금 쌓기와 자사주 매입 중단의 속내를 짚어보았다.
4분기 연속 애플 매도, 비중은 여전히 1위
버크셔 해서웨이가 공개한 2024년 1~3분기 13F와 10Q(분기 실적 보고서)를 보면 버핏은 지난 1년 동안 애플 주식을 꾸준히 매도해왔다. 2024년 1분기와 2분기에는 매도 규모가 엄청났지만 3분기에는 143억 달러로 2분기의 512억 달러보다 감소했다. 현재 버크셔 해서웨이 포트폴리오에서 애플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26%이며, 지난 분기 31%에서 5%포인트 줄었다. 그렇다고 해도 애플이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여전히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은 변함없다.
2024년 2분기까지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두 번째로 큰 비중을 차지했던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도 보유량이 크게 줄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3분기에 뱅크 오브 아메리카 주식을 94억 달러어치 처분했다. 그 결과 2분기에 보유 비중 3위였던 아메리칸 익스프레스가 2위로 올라섰고,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비중은 3위로 내려앉았다. 나머지 코카콜라와 셰브런은 추가 매수와 매도가 없었고 시장 가치를 기준으로 한 보유 비중 순위도 변동 없이 각각 4위와 5위를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