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주식 투자의 핵심 기준은 무엇일까? 우선 회계·재무 자료의 신뢰성이다. 이 기준에 따르면 중국의 1위 기업도 신중하게 선별해야 한다. 또 독점력을 바탕으로 양호한 현금흐름을 지속적으로 내야 한다. 버핏이라면 어떤 중국 주식을 매수할지, 버핏톨로지를 적용해 검토해봤다.
손봉호 서울대 철학과 명예교수는 최근 우리나라 기업의 투명성(신뢰성)이 조금만 좋아져도 경제성장률이 2~3%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통찰은 주식 투자에서도 정량적으로 입증된다. 워런 버핏의 투자 방법론(버핏톨로지) 핵심 중 하나가 ‘신뢰할 수 있는(투명한) 곳에 투자하라(Invest in Trust)’이다.
한국 투자자가 중국 주식에 본격적으로 투자한 지 10년이 지났지만, 기관부터 개인까지 평균적으로 좋지 않은 결과를 얻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중국 경제 성장에 막연히 동승하면 돈을 벌 수 있다는 감각적 투자(투기)를 하는 것이다.
또한 중국 기업을 정량적으로 분석해보면 기업 회계 및 재무 자료의 신뢰성이 평균적으로 매우 낮다. 가치투자의 대가인 피델리티의 앤서니 볼튼은 중국 주식 투자를 “지뢰밭에서 황금 캐기”라고 한 적이 있다. 중국 주식 투자의 성패는 신뢰성 없는 기업을 걸러낼 수 있는지 여부에 있다.
버핏톨로지의 네 가지 핵심
버핏톨로지의 핵심은 크게 네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투자 기업을 명확하게 이해하고 있을 것. 중국 주식 투자자는 자신이 투자하고 있는 중국 기업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자문해야 한다.
둘째, 투자 기업이 경쟁우위가 있고 지속성이 있을 것. 경쟁우위의 지속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비로소 5년, 10년 단위로 투자 기업의 내재가치를 범위로 계산할 수 있다.
셋째, 기업의 내재가치와 주가배수(PER, PBR)의 관계를 정량화할 수 있을 것. 내재가치는 미래에 창출될 현금흐름을 목표수익률로 할인한 값이다. 참고로 버핏은 PER, PBR은 가격지표로 생각하지, 가치지표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는 가치지표로 현금흐름, 자기자본이익률(ROE), 투하(사용)자본이익률(ROIC), 유형자산이익률(ROTA)을 활용한다.
중국 기업의 경우 재무제표를 검증할 능력이 없는 상태에서 기업이 제공한 숫자만을 근거로 투자하면 크게 실수할 확률이 높다. 회계법인은 감사한 숫자가 정확하다고 보증하지 않는다.
넷째, 기업 경영자가 능력 있고 신뢰성이 있을 것. 한국 투자자가 가장 검증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그 대안으로 배당성향이 최소 30% 이상이며 지속적으로 배당을 늘렸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중국 주식 투자, 정보 격차를 둘러싼 오해
한편 외국 주식 투자를 둘러싼 가장 큰 오해는 ‘매일 외국 기업의 뉴스나 정보에 대처할 수 없는데 어떻게 국내 주식 투자보다 안전하고 수익률이 좋을 수 있을 것인가?’다. 중국 주식에 대해서도 이런 오해가 많다.
이에 대해 중국 기업을 포함한 외국 주식 투자수익률과 기업에 대한 투자자의 일상적 정보 대응 능력은 거의 무관하다고 말할 수 있다. 이는 버핏이 과거 포스코를 포함해 한국 기업에 투자하기로 결정한 것에서도 확인 가능하다. 버핏이 한국 기업에 투자할지 판단할 때 사용한 핵심 기준은 기본적으로 연차보고서였다.
마오타이 vs 우량예: 마오타이 브랜드의 힘
이제부터 기관을 포함한 한국 투자자들이 많이 추천·투자하는 마오타이·우량예, 항서제약·복성제약 등 중국 기업들을 버핏식 회계재무분석을 통해 비교한다.
마오타이는 현금흐름과 이익이 꾸준하게 동반함을 볼 수 있다. 2017년에 현금흐름과 이익이 어긋난 것은 2016년 예수금이 비정상적으로 과다한 데 기인했으며, 2년 단위로 보면 현금흐름과 이익이 일치한다. 마오타이는 또한 현금이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0% 전후를 유지한다. 이는 마오타이의 이익(손익계산서)과 자산(재무상태표)의 질이 매우 양호함을 보여주는 좋은 지표다.
마오타이의 이익과 자산의 질이 이처럼 좋은 것은 강력한 브랜드에서 오는 독점력의 결과다. 특히 이 회사가 제품을 대리점과 고객에게 공급하기 전 미리 받는 예수금은 중국 내에서 최고 수준이다. 이 예수금은 버핏이 보험사 자산 중 투자에 활용하는 플로트와 성격이 비슷하다. 마오타이는 플로트 성격의 안정적 예수금을 바탕으로 재무적인 안정성과 수익성에 손상 없이 마오타이 술의 장기적 생산 및 숙성이라는 선순환을 이루고 있다.
우량예는 마오타이보다 현금흐름의 변동이 심하고 이익과의 동반성이 떨어짐을 볼 수 있다. 이익의 질은 보통 수준이다. 고급 백주 기업이 위기였던 2013~15년 시기에 두 기업을 비교해보면, 마오타이가 위기에 더 강한 모습을 보였다. 시진핑 주석은 취임 이후 이 시기에 부패 척결과 사치 배격 드라이브를 걸었고, 고급 백주 기업은 큰 타격을 입었다.
마오타이는 이 시기에도 매출, 이익과 현금흐름을 양호하게 유지했다. 반면 우량예는 부침이 상대적으로 컸다.
마오타이의 재무안정성·수익성은 세계 1% 수준
마오타이는 지속적인 재무안정성과 수익성이 글로벌 상장기업 중 1% 안에 든다. 최근 10년간 유이자부채가 0이고 역사적 평균으로 ROE가 33% 이상이며, ROIC는 5년 평균 120% 이상이다. 내재가치가 2.5년마다 배로 성장했다. 배당성향이 최근 3년간 50% 이상이고 배당금액도 지속적으로 성장 중이다. 중국 기업 중에서 배당의 지속성 및 성장성이 가장 우수하다.
마오타이는 10년간 지속적으로 매출총이익률 90%, 영업이익률 60%, 순이익률 50%대를 유지하고 있다. 주력 마오타이 제품의 경우 2016년 대비 42% 성장했고, 중저가 마오타이는 171% 성장했다.
마오타이의 생산량은 6.5%만 증가했다. 그 이유는 마오타이 술의 생산량을 바로 늘리지 못하는 구조에서 찾을 수 있다. 재고량이 6.5% 감소한 것은 수요를 맞추기 위해 저장 연도가 오래된 술을 당겨서 매출했기 때문이다. 2018년에도 재고를 일부 당겨서 매출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마오타이 제품은 5년 숙성 단위로 가격이 배가 된다. 시진핑 주석이 2018년 3월 공식 연회에서 사용한 50년 숙성된 최고급 마오타이 술은 1병에 2억 원 수준이다. 마오타이 술은 희소성, 뛰어난 품질 가치 및 유효 수요가 드물게 모두 갖춰진 제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