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이 얼마나 많이 읽는지, 아마 짐작도 못 할 것이다.” 워런 버핏의 파트너 찰리 멍거의 말이다. 멍거 역시 엄청난 다독가다. 미국 상류 사회의 마당발로 통하는 멍거는 “현명한 사람치고 항상 뭔가를 읽지 않는 사람은 단 한 명도 본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독서는 투자 거장들의 어깨 위에 올라서는 지름길이다.


“말도 안 되는 소리처럼 들리겠지만 저명한 고인들을 친구로 삼는 것이 좋다. 올바른 사상을 전파했으며 죽어서까지 이름을 남긴 저명한 이들을 친구로 삼을 수 있다면, 더 나은 삶은 물론이고 교육에서도 효과를 볼 수 있다.”

워런 버핏의 파트너이자 버크셔 해서웨이 부회장인 찰리 멍거의 말이다. 멍거는 대단한 독서광으로 과학, 철학, 심리학 등 다방면에 걸쳐 책을 읽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심리학에 조예가 깊어 ‘아마추어 심리학자’라는 말을 듣기도 한다.

찰리 멍거나 “내가 더 멀리 보았다면 이는 거인들의 어깨 위에 올라서 있었기 때문”이라는 아이작 뉴턴 경의 말처럼, 투자의 세계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누군가의 어깨 위로 올라가 그들을 친구로 삼아야 한다. 일류 투자가들도 앞선 거장들의 어깨 위에 오르면서 자신의 철학을 가다듬었다. 대표적인 인물이 버핏이다.

버핏과 그레이엄, 그리고 《현명한 투자자》

하버드 경영대학원에 응시했다 떨어진 후 버핏은 여기저기 대학을 알아보다 우연히 컬럼비아 대학의 리플릿을 보게 된다. 두 명의 이름이 버핏의 눈길을 확 끌었다. 바로 벤저민 그레이엄과 데이비드 도드 교수였다.

버핏은 그 둘을 이미 잘 알고 있었다. 어린 시절부터 주식 투자를 했던 버핏은 그들이 공저한 《현명한 투자자》를 읽는 순간, 단박에 매료되었다. 당시 버핏 친구 중 한 명은 “버핏은 마치 신(神)을 찾아낸 것 같았다”라고 전할 정도였다. 그들의 책을 달달 외울 정도로 읽었던 버핏은 당연히 그레이엄의 수업에서 유일하게 최고 점수인 A+를 받은 스타 학생이었다. 심지어 버핏은 신혼여행을 가서도 이 책을 손에서 놓지 않았고, 지금도 틈틈이 자신의 스승의 지혜를 되새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명한 투자자》는 ‘월가의 성경’으로 불릴 정도로 출간 이후 전 세계 수많은 가치투자자들의 바이블로 자리 잡은 고전 중의 고전이다.

버핏이 그레이엄의 어깨 위에 올라 자신의 투자철학을 가다듬었다면, 우리는 당연히 버핏의 지혜를 공부해야 한다. 버핏의 투자철학과 투자 아이디어는 그의 ‘주주서한’에 담겨 있다. 풍부한 위트, 깊고 간결한 메시지는 가치투자자뿐 아니라 투자를 통해 인생을 배우려는 수많은 사람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

버핏을 더 공부한다면 《워런 버핏 바이블》

버핏의 주주서한과, ‘자본주의의 우드스톡’이라 불리는 주주 총회에서 멍거와 함께 즉문즉답을 한 내용이 담겨 있는 책이 《워런 버핏 바이블》이다. 만일 당신이 투자에 관심이 있거나, 투자를 하고는 있지만 더 깊은 내공을 쌓고 싶다면 《현명한 투자자》와 《워런 버핏 바이블》을 건너뛰어서는 안 될 것이다.

찰리 멍거의 지혜를 훔칠 수 있는 책은 그리 많지 않다. 버핏처럼 주주서한을 쓰는 것도 아니고, 직접 투자 관련 서적을 낸 적도 없다. 국내에는 소개되지 않았지만 《가난한 찰리의 연대기》라는 책은 투자에 관한 얘기보다 삶의 지혜를 다룬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멍거의 사고방식과 투자철학을 엿볼 수 있는 책은 칼럼니스트 재닛 로우가 쓴 《찰리 멍거 자네가 옳아!》 정도다. 이 책은 멍거의 성장 과정, 버핏과의 만남, 멍거가 버핏에게 미친 영향, 멍거가 쓴 글과 연설문 내용 등이 수록되어 있다. 이 책을 쓰는 과정에 멍거가 저자에게 직접 도움을 주었기 때문에 내용의 신뢰도도 높은 편이다.

그레이엄으로 시작된 초기 가치투자자들과 연결되어 있는 투자회사 중에 ‘트위디 브라운’이란 곳이 있다. 이 회사는 지금은 자산운용사지만 과거에는 브로커리지 회사였다. 버핏은 버크셔 해서웨이 주식 대부분을 이 회사를 통해 매입했다. 창업자 중 한 명인 브라운의 아들 크리스토퍼 브라운은 대학 졸업 후 펀드매니저로 합류했고, 그레이엄의 투자회사 직원이었던 톰 냅 등과 함께 트위디 브라운을 가치투자의 명가로 키워냈다. 크리스토퍼 브라운이 쓴 책이 《가치투자의 비밀》이다. 이 책은 투자 관련 클래식 타이틀을 많이 보유한 와일리 앤 선 출판사에서 리틀북 시리즈 중 하나로 출간되었다. 가치투자의 기본 개념이 잘 정리되어 있어 가치투자에 입문하는 사람들에게 적합한 책이다.

최고의 펀드매니저 피터 린치에게 배운다

1960년대에 미국에서 기관투자가의 시대가 열리면서 자산운용사의 펀드매니저 중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는 인물이 여럿 등장했다. 성장주 투자를 개척한 티 로우 프라이스, 해외 투자를 개척한 존 템플턴 경, 스타일에 구애되지 않고 다양한 주식에 능수능란하게 투자한 피터 린치, 고집스럽게 저PER주에 투자한 존 네프 등이 거장의 반열에 올라선 인물들이다. 이들 중 국내 투자자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투자자가 바로 주식에 미친 사나이 피터 린치다. 공모 펀드 역사상 피터 린치만큼 다양한 주식에 투자하면서 빼어난 수익률을 올린 펀드매니저는 앞으로도 등장하기 어려울 것이다. 참고로 린치는 1977년 5월부터 1990년 5월까지 13년간 마젤란 펀드를 운용하면서 연평균 29.2%라는 경이적인 수익률을 기록했다. 피터 린치의 책은 국내에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 《피터 린치의 이기는 투자》 등이 번역·출간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