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수익’ 대신 향후 5~10년 동안 합리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 ‘확실한 중간 수익’을 얻는 방법이 있을까? 장홍래 정음에셋 대표의 5단계 투자법을 소개한다. 1단계는 투자 대상을 경제적 해자 측면에서 분석하고 2단계는 재무적인 기준으로 검토한다. 두 단계에서 90%가 걸러진다. 3단계에서 가치를 평가하고 4단계에서 매수 가격을 책정한다. 마지막 단계에서 매수 여부를 결정한다. 이 방법으로 삼성전자를 분석해보자.


2016년 초 이후 필자가 대표 파트너로 일해온 정음에셋의 자기자본 직접 투자 금액이 최근 187억 원이 되었다. 삼성전자의 투자 분석 사례를 통해 필자의 실제 투자 과정을 공유한다. CCR을 비롯한 용어들의 설명은 글 뒤에 모아놓았다.

투자 과정 5단계

1단계: 투자 대상, 즉 기업, 경쟁 기업, 산업 및 경제적 해자를 이해한다.

2단계: 정량 기준으로 이익신뢰성, 자산신뢰성, 재무안정성을 필터링한다. 체크하는 항목은 다음과 같다.

· 이익신뢰성: 영업현금흐름/이익 배수(CCR) 1 이상

· 자산신뢰성: 현금/자산 비율(CAR) 10% 이상, 무형자산/자산 비율(IAR) 5% 미만

· 재무안정성: 부채 비율 50% 미만

2단계가 투자 과정의 핵심으로, 1단계와 2단계에서 기업의 90% 이상이 제거된다.

3단계: 가치 평가(Valuation)는 미래 ROE를 계산해서 미래 채권 이자율을 결정하는 과정이다. 최소 5년 동안 ROE 10% 이상 유지한 기업만 대상으로 하고 과거 5년 이상 회계 재무 자료, 현재와 경쟁우위(해자)를 감안해 향후 5~10년 ROE를 추정한다. 미래 ROE를 합리적으로 추정할 수 있는 예금성·채권성 기업은 전 세계 상장기업 중 1% 미만이다.

4단계: 매수 가격 책정(Pricing)은 ROE에 상응하는 PER을 부여하는 과정이다. 해당 기업의 ROE가 세계 최고의 기업 집단인 S&500의 평균 ROE를 초과하는 정도에 비례해 PER을 부여하는 것이다. 이때 보수적으로 계산하기 위해 모든 계산에서 소수점 이하는 삭제했다.

예를 들어 전체 주식시장 기대수익률이 6%이고 해당 기업의 ROE가 25%라고 하자. PER은 기대수익률의 역수이므로, 기대수익률 6%는 PER 16으로 환산된다(1/0.06=16).

· 시장 PER 16×(해당 기업의 ROE 25%/S&P500 평균 ROE 15%) = 26

· PER 26(합리적 매수 가격)±10% = PER 24~28(합리적 매수 가격 범위)

5단계: 계산한 매수 가격 PER과 현재 PER을 비교해서 매수 여부를 결정한다. 현재 PER 30은 합리적 매수 가격 26과 비교하면 안전마진이 없다. 따라서 지금 매수하지 않고 합리적 매수 가격 범위에 들어올 때까지 기다린다.

매수한 기업은 사업 동반자이므로 일희일비하지 않고 자신의 투자 원칙을 위반하지 않는 한 끝까지 함께해 복리 혜택을 누린다.

필자의 원칙은 투자 원금을 절대 잃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섬세한 필터링으로 투자 대상의 90% 이상을 버리고 큰 수익 대신 향후 5~10년을 합리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 확실한 중간 수익을 추구한다. 위의 투자 과정을 삼성전자 분석에 적용하겠다.

투자 분석 사례(삼성전자)

1단계: 삼성전자, 경쟁 기업 애플, 화웨이 및 경영자 공부

삼성전자는 경제적 해자가 95점으로 매우 깊고 넓다.

2단계: 영업현금흐름/이익 배수(CCR) 1 이상, 현금/자산 비율(CAR) 10% 이상, 무형자산/자산 비율(IAR) 5% 미만, 부채 비율 10% 미만

이익신뢰성, 자산신뢰성, 재무안정성의 3단계 필터링을 여유 있게 통과했고 경제적 해자가 깊고 넓으므로 미래 이익이 지속될 확률이 높다.

3단계: 가치 평가 = 미래 ROE 10%

20년 전부터 현재까지 일관되게 강력한 경쟁우위를 축적했으므로 향후 ROE는 10%로 책정했다. 배당 성향 20%를 감안하면 5~10년간 연 9% 복리 채권 기업이다.

4단계: 매수 가격 책정 = PER 10

· 시장 PER 16×(삼성 미래 ROE 10%/S&P500 평균 ROE 15%) = 10

· PER 10(합리적 매수 가격)±10% = PER 9~11(합리적 매수 가격 범위)

매수 가격을 책정하는 기준은 회계상 이익이 아니라 현금흐름이다. 삼성전자는 이익과 현금흐름이 일치한다. 명품 기업만의 특징이다.

5단계: 매수 여부 결정 = 매수 가능

필자가 계산한 합리적 매수 가격은 PER 10이고, 2019년 3월 주가 수준의 PER은 7이다. 현재 안전마진이 30% 이상이어서 매수 가능하다.

과거와 현재 추세를 보면 향후에도 ROE 10%(채권 이자율 8~9%) 전후가 예상되므로 합리적 매수 가격 범위에서 매수하면 투자자는 향후 7년 전후해서 수익률(주가 기준) 100% 실현이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이익과 현금흐름(내재가치)과 주가가 완벽하게 동반하는 아름다운 그래프를 보인다. 신뢰성 있고 지속적인 이익 증가만이 주가 상승으로 투자자에게 보답한다. 이런 모습을 보이는 기업은 글로벌 상장기업 중 0.1% 미만이다. 도시바의 불규칙한 그래프와 CCR을 보면 삼성전자의 뛰어난 이익신뢰성을 알 수 있다.

도시바는 2007년 이후 이익과 영업현금흐름의 괴리가 커서 이익의 신뢰성이 매우 낮다는 것을 보여준다. 심지어 2015년 도시바의 회계 분식 숫자를 조정한 그래프인데도 그렇다. 투자자에게 큰 손실을 입히는 전형적인 형태인, 손실을 일시에 계상하는 빅배스(big bath)도 주기적으로 하고 있다. 주가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는 내재가치인 현금흐름이다. 도시바는 2007년부터 이익과 내재가치(현금흐름)의 신뢰성과 예측 가능성이 없기에 투자 대상 자체가 될 수가 없다. 삼성전자와 비교하면 우량 기업과 불량 기업을 명확하게 구별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