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투자자가 알아야 할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지식을 담아 ‘최소한의 주식 공부’를 연재합니다. 주식이라는 자산의 근본적인 실체에서 시작해, 의사결정의 주요 원칙과 피해야 할 함정에 대해 홍진채 라쿤자산운용 대표가 독자 여러분과 함께 고민합니다. ― 버핏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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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곧 공매도가 시행됩니다. 공매도는 무섭습니다. 누구에게요? 공매도를 한 사람에게요.

공매도의 순기능이니, 불법 공매도니 하는 제도 차원의 이야기는 접어두겠습니다. 오늘은 한 명의 투자자로서 ‘내가’ 공매도를 할 때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왜 공매도가 돈 벌기 어려운 전략인지 살펴보겠습니다.

불리한 비대칭성

공매도를 해보고자 한다면 반드시 이것 하나만큼은 기억해두시기 바랍니다.

“공매도는 공매도자에게 매우 불리한 게임입니다.”

롱포지션의 이론적인 손익 프로파일은 어떻습니까? 손실은 100%로 제한되고 이익은 무한대입니다.

공매도, 숏포지션의 손익 프로파일은 반대입니다. 이익은 100%로 제한되고 손실은 무한대입니다. 실제로는 최대 이익도 100%보다는 조금 작습니다.

공매도를 할 때 최상의 결과는 기초자산의 주가가 0이 되는 겁니다. 그때 이익은 100%가 되겠지요. 반대로 주가가 오를수록 손실이 되는데 주가는 이론적으로 무제한 상승 가능하니 공매도자가 사서 갚아야 할 금액도 무한대가 됩니다.

‘최소한의 주식 공부’ 시리즈의 첫 칼럼에서 주식의 가장 강력한 매력이 비대칭성이라고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그때의 비대칭성은 수익 쪽으로 유리한 비대칭성이죠. 공매도는 그 반대이기 때문에 주식의 가장 강력한 매력을 오히려 반대로 먹는 겁니다.

데이비드 아인혼이라는 유명한 공매도 투자자가 있습니다. (본인은 롱포지션이 더 많다고 합니다만.) 그의 헤지펀드 ‘그린라이트캐피털’은 상장 금융회사 ‘얼라이드캐피털’과 무려 6년에 걸친 싸움을 했습니다. 그는 이 싸움의 일환으로 책 한 권을 쓰기도 했습니다. (‘공매도 X파일’이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아인혼은 얼라이드캐피털의 회계가 정직하지 못하다고 문제 삼았고, 실제로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아인혼이 옳았던 거죠. 문제는 수익률입니다. 얼라이드캐피털의 주가는 약 90% 이상 하락했습니다. 나쁜 회사를 응징했다는 측면에서 매우 상징적인 승리이긴 하나 수익률 측면에서 그만한 가치가 있었는지는 의문입니다. 그 길고 험난한 싸움의 결과 90%를 벌었다는 건데요. 우리가 웬만큼 좋은 주식을 6년간 들고 있었을 때 두 배 이상 버는 일은 부지기수이지 않습니까.

공매도자의 불리한 비대칭성은 ‘주가 0원’ 혹은 ‘무한대 상승’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에서만 벌어지는 게 아닙니다. 우리는 뭔가 좋은 소식이 나왔을 때 주가가 하루 만에 20%, 30% 상승하는 일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몇 달 만에 두 배, 세 배 상승하는 일도 왕왕 목격합니다.

반대로 주가 하락은요? 안 좋은 일이 벌어졌을 때 10%, 20% 하락하는 일 역시 종종 볼 수 있습니다. 하한가를 기록하는 주식도 거의 매일 나옵니다. 그러나 기간을 조금 늘려서, 반토막이 나는 주식은 한 달에 몇 개쯤 발견할 수 있나요? 일 년 동안에는요?

매일매일을 보면 주가의 상승 폭이나 하락 폭이나 그다지 비대칭이라는 느낌이 안 듭니다. 그러나 한 달에서 수개월로만 기간을 늘려보아도 그 비대칭성은 대번에 드러납니다.

쉽게는 이렇게 생각해봅시다. 주가가 50%씩 세 번 오르면 총 몇 퍼센트 상승하나요? 150%? 아니죠. 1.5×1.5×1.5 해서 337.5% 상승입니다.

주가가 50%씩 세 번 하락하면 총 몇 퍼센트 하락하나요? 150%는 딱 봐도 뭔가 아니죠. 0.5×0.5×0.5 해서 87.5% 하락입니다.

공매도를 실제로 해보면 압니다. 내가 롱포지션을 잡고 있을 때는 그렇게나 안 오르던 주식이, 숏포지션만 잡으면 일주일에 10~20%씩 순식간에 오릅니다. 운 좋게 포지션을 잘 잡아서 하락하는 주식은 10% 빠지면 감지덕지지요. 그리고 그나마도 숏커버를 하려다 보면 금세 바닥에서 5%씩은 반등해버립니다. 하하.

비용: 눈에 보이는 비용과 보이지 않는 비용

방금 ‘숏커버’라는 단어가 등장했습니다. 공매도를 해보지 않았다면 추상적으로만 다가올 이 단어가 공매도자에게는 매우 민감한 개념입니다.

공매도는 비용이 비쌉니다. 앞서 이야기한 불리한 비대칭성을 기본적으로 안고 가는 와중에, 최상의 이익도 100%가 아니라 그보다 조금 작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사실 조금 작다고 무시할 수준이 아니라 꽤 심각한 영향을 끼칩니다.

우선 눈에 보이는 비용부터 봅시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와서 파는 거죠. 주식을 빌려주는 사람은 공짜로 빌려줄 리가 없지요. 돈을 받아야 합니다. 그리고 대차(대주)거래를 중개해주는 중개인도 무료로 해주진 않을 테니 중개수수료를 뗍니다.

근데 이 대차비용이라는 녀석이 은행이자 혹은 신용거래 이자처럼 딱 떨어지지가 않습니다. 대차거래는 기본적으로 공급자와 수요자 간의 경합인데요. 내가 공매도하고자 하는 주식은 대부분 대차 수요가 대차 공급보다 많습니다.

수요자 측에서 보자면, 우선 숏포지션이 불리한 게임이라는 건 아니까 정교하게 공매도 대상을 추립니다. 앞서의 데이비드 아인혼도 강력하게 공매도 포지션을 잡는 일은 드뭅니다. 그리고 공매도자들은 보통 매수자들보다 훨씬 더 공부를 많이 합니다. 내가 공매도 대상으로 삼을 종목은 몇 개로 압축됩니다. 그런 주식들은 다른 공매도자들도 대부분 눈독을 들이고 있습니다.

공급자 측에서 보자면,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차 물량이 공매도에 쓰인다는 걸 당연히 알 텐데요. 대차를 한다는 건 내 주식을 공매도하겠다는 사람에게 ‘여기 있습니다’ 하면서 갖다 바치는 일이니 심정적으로 참 거리낌이 듭니다.

그러다 보니 특정 시점에서 공매도 대상이 되는 종목들은 수요가 몰리게 마련이고 공급자, 즉 주식 소유자들은 공매도꾼과 싸우겠다는 생각이 강하니 공급을 안 합니다.

공급보다 수요가 많으면 어떻게 되나요? 대차요율이 올라가죠. 아마도 지금쯤 공매도를 하려고 고려하는 투자자들은 잠재적인 공매도 대상을 추려놓았을 텐데요. 과거에 웬만한 확신을 가진 공매도 리스트 종목들은 대차요율이 7%가 넘어갔습니다. 심지어 14%, 그 이상인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공매도가 오랫동안 금지되었다가 재개되려는 중이니 대차요율이 과거보다 훨씬 높을 수도 있겠죠.

대차요율 12%에 주식을 빌려서 공매도를 한다고 합시다. 여기까지는 눈에 보이는 비용입니다.

이후에 눈에 보이지 않는 비용들이 발생하는데요.